현장 "지적중심으로 외부 감사만 늘어난 격"
감사위 "좋은 방향으로 가는 중 시간 필요"
장병원 위원장 "연구개발 특성 담은 방향으로"

감사일원화 3년이 지난 이즈음에도 연구현장과 연구회 감사위에서 보는 입장차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오히려 감사가 늘었다는 입장이고 감사위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는 당부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감사일원화 3년이 지난 이즈음에도 연구현장과 연구회 감사위에서 보는 입장차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오히려 감사가 늘었다는 입장이고 감사위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는 당부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출연연 감사일원화를 두고 연구현장과 연구회의 온도차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현장에서는 과기부 감사에 감사원 감사, 연구회 감사까지 늘어난 격으로 연구회 감사위의 역할을 모르겠다, 옥상옥이다라는 목소리가 지속해 나오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는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 출범으로 감사원 감사, 과기부 감사 등 외부감사를 줄이고 지적감사가 아닌 연구개발(R&D) 특성을 아는 예방 감사, 성과감사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감사위는 다만 연구현장에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알리오(ALIO)에 올라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부설 제외) 21곳의 연간감사 보고서에 의하면 13개 기관에서 감사원 감사와 부처인 과기부 감사, 연구회 감사가 더해지며 외부감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출연연 감사일원화 시행 근거가 마련된 이후 21년, 22년 외부 감사 비중이 줄지 않으면서 연구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는 의미다.

장병원 감사위 위원장은 "과학기술계 출연연은 연구개발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감사기준으로 처분되며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외부감사는 행정중심으로 연구자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면서 "22년 감사원 감사가 늘어난것처럼 보이지만 과기부 종합, 과기부 특정 감사들은 대폭 감소했다. 시간이 지나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출연연 외부감사와 감사위 역할

연구회의 22년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소관 25개 출연연에는 5조3897억원(정부출연금 2조1424억원, 22년 3월 기준)의 예산이 투입된다. 인력은 1만6934명으로 집계된다. 지역조직은 105개로 3079명의 인력과 6292억원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출연연은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기관으로 감사는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출연연은  자체감사(내부와 주무부처)와 외부감사가 실시된다. 그동안 자체 감사는 내부 기관의 상임감사(비상임감사)를 중심으로 감사부서에서 이뤄져 왔다. 감사일원화로 각 기관은 재임 중이던 감사의 임기가 속속 종료되며 감사위로 감사 업무가 이관됐다. 감사위에 의하면 소관기관 중 화학연만 아직 이관되지 않은 상태다(비상임감사 임기 종료되는 7월 이관예정). 감사위는 3~4년 정도의 순기에 따라 출연연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외부감사는 감사원 감사가 4~5년마다, 매년 국회감사가 실시돼 왔다. 감사위 출범과 별도로 이부분은 그대로 유지된다.

장병원 위원장은 감사위의 거버넌스 특성을 설명했다. 그는 "연구회 소관 출연연 내부 감사 업무가 감사위로 이관되는 것으로 감사위 거버넌스는 내부감사와 외부감사 체계를 동시에 갖는 특성이 있다"면서 "당장 출연연 외부감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역할에 따라 변화를 기대할 수는 있다. 지난해 감사위 출범과 동시에 실시된 감사원 감사는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는 지난해 출범이후 올해까지 감사일원화 취지에 맞는 방향성 설정에 집중했다고 했다. 국내에서 사례가 없는 감사체계로 현장과 소통하며 새롭게 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감사위는 출연연 내부에서 실시하는 일상검토 등 부분이 연구활동에 좋은 방향인지, 개선할 것은 무엇인지도 보면서 연구자 입장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감사위 활동의 궁극은 연구개발 현장의 자율적 자기통제, 연구자를 위한 연구활동 방향 제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은 감사위 인력 확보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감사위 인력도 아직은 절반 정도만 확보돼 부족한 상태다. 우선 감사원과 논의해 지난해 9월부터 감사교육원 강사진이 감사위를 방문해 매주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출연연 기관장, 부원장, 본부장과 미팅을 가지며 출연연 특성에 맞는 감사의 방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감사위와 출연연이 서로 성장할 수 있게 협력할 때 빠르게 안착되며 외부감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구개발 특성이 반영된 감사 업무로 연구활동이 제대로 평가되고 연구자들의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게 감사위의 목표다"라면서 "출연연의 연구자 출신을 감사로 투입, 연구환경을 아는 감사가 실행되도록 하고 있다. 연구환경이 좋아지면 결국 국가 연구개발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연구현장에서 바라는 감사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의 감사 보고서로 본 외부감사 현황.[자료= ALIO 기반 대덕넷 재편집]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의 감사 보고서로 본 외부감사 현황.[자료= ALIO 기반 대덕넷 재편집]
ALIO에 올라온 각 기관의 연간감사 보고서에 의하면 19년과 크게 다르지 않게 20년, 21년, 22년까지 과기부 특정감사, 기재부 감사, 감사원 감사 등 출연연을 대상으로 한 외부감사들이 진행됐다. 21년까지 다수 기관에 실시된 과기부 종합감사, 특정감사들이 22년에는 감소했다. 장 위원장은 이점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철도연 등은 비상임(상임) 감사의 임기가 종료되지 않으면서 부처 종합감사가 실시됐다. 종합감사가 아닌 특정감사는 외부 제보 요청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기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21년과 비교해 22년 부처감사는 거의 없다. 조금씩 변화를 더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감사위는 올해부터 몇몇 기관 감사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현장에서는 내부 자체감사가 여전하고 외부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감사위를 신뢰하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출연연 상위기관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보다 감시, 관리 기능이 강화되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연구회 감사위 역할로 감사원이나 국회 등 연구개발 특성을 잘 모르는 외부감사에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지적하는데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현장에서는 통제시스템만 늘어난 것이다. 현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전문성 확보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감사위로 감사기능이 이관됐다고 하지만 내부에서는 감사부서가 새로 생기거나 강화됐다. 연구회에서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실제 연구현장의 부담을 줄여주려면 내부 감사부 없애고 연구회 감사위와 시스템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장병원 위원장은 "출연연 감사일원화로 일상감사는 기관장 중심으로 실시되는데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더라. 감사위는 기준을 세워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감사위는 R&D에 특화된 감사를 통해 중복감사의 문제를 덜고 감사 처분의 질도 상황에 맞게 높여지도록 노력 중이다. 우리나라 공직자 수준,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지적감사보다는 컨설팅 감사, 방안 제시, 개선 등 성과감사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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