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 31일 대전e스포츠경기장서 개막
김대식 교수 "인류 최대 변곡점, 지적 노동력도 대량생산할 것"
"도구 이용하는 수준이 곧 경쟁력, 적응하며 세상에 알려라"
개그맨 김영철·아나운서 김일중 "학생들, 꿈 내뱉으며 성장하길" 

대전·충청 최대규모 AI 행사인 '2023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이 31일 대전e스포츠경기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 김대식 KAIST 교수와 개그맨 김영철 씨, 김일중 아나운서 등 유명인사를 포함해 다양한 AI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대전·충청 최대규모 AI 행사인 '2023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이 31일 대전e스포츠경기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 김대식 KAIST 교수와 개그맨 김영철 씨, 김일중 아나운서 등 유명인사를 포함해 다양한 AI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왔다. 원하는 질문에 척척 답을 해주고 상상에 그쳤던 그림을 구현해준다. 사진 한 장만으로 고퀄리티의 CG를 입힌 영상 제작도 거뜬하다.  실제 미국 할리우드에선 한 영화의 오프닝을 AI가 제작, 관련 업종의 파업이 일기도 했다.

김대식 KAIST 교수는 "그간 인간과 대화가 가능했던 건 같은 인간밖에 없었다. 우린 지금 인간이 아닌 것과 대화하고 새로운 걸 창작해내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변곡점을 경험 중"이라며 "앞서 생성형 AI 시대를 겪어본 인류는 없었기 때문에 조언을 구할 수도 없다.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답을 찾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대전·충청 최대규모 AI 행사인 '2023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이 31일 대전e스포츠경기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주경기장인 드림아레나에 인공지능(AI) VR 드로잉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대성고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대전시민 500여명이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개막식에서 VR 드로잉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드림아레나에 자리한 대성고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대전시민 500여명은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개막식에서 VR 드로잉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드림아레나에 자리한 대성고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대전시민 500여명은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날 첫 번째 섹션엔 김대식 교수와 더불어 개그맨 김영철 씨와 김일중 아나운서가 함께 했다. 특히 개그맨 김영철 씨가 등장하자 객석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2023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의 첫 마이크는 김 교수가 잡았다. 그는 여러 매체를 통해 AI의 미래를 내다보는 과학자다. 책 메타버스 사피엔스, 뇌과학 독서법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날 그는 학생들에게 "답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AI 시대가 왔다 해도 내가 잘하는 분야의 탑(TOP)이 되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공부라는 메타버스가 아닌 현실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강조했다. 

◆ AI 시대 살아남는 법? "탑 10%"
 

김대식 KAIST 교수는 이날 "AI 시대가 왔다 해도 내가 잘하는 분야의 탑(TOP)이 되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공부라는 메타버스가 아닌 현실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대식 KAIST 교수는 이날 "AI 시대가 왔다 해도 내가 잘하는 분야의 탑(TOP)이 되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공부라는 메타버스가 아닌 현실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있었던 가장 큰 변화에 대해 "AI가 사람을 알아보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전 AI는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 대상을 이해하는 인식형이었다. 결과물 또한 실제로 있는 결과물 중 하나였다. 반면 지금은 AI가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키고 있다. 이를 '생성형 AI'라고 한다.

그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AI가 인간의 언어능력엔 개입하지 못했었다"며 "언어라는 건 문법으로 이루어져 있어 끝까지 다 듣고 순서대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AI 식의 독립적 분석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하면서 기존 AI의 개념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3000억개의 단어를 학습한 거대언어모델(LLM)이 단어의 순서가 아닌 확률에 집중하며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발견된 생성형 AI는 언어를 넘어 이제 사진, 비디오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입력하는 문장에 맞게 사진을 창작해주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달리', 런웨이의 'Gen'이 대표적이다. 특히 Gen의 경우 사람이 걸어가는 영상과 행성 사진을 주자 화성을 거니는 우주인 영상을 단번에 뽑아낸다. 

김 교수는 "원래 이 정도의 퀄리티 있는 영상을 만들려면 특수효과를 위해 억 단위의 돈을 줬어야 했다"며 "지금은 방에서 10여만원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이전까진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영역을 이젠 생성형 AI도 가능해진 시대가 온 거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향후 지적 노동력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앞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까.

김 교수는 분야가 아닌 '실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술은 한 번 공개된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며 "기계가 상당수를 대량생산 해주는 시대엔 무얼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얼마큼 잘하느냐로 승부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장에서 그릇이 대량생산되더라도 여전히 장인들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탑 10%가 된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학생들이 공부 외에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답을 찾았으면 한다. 어른들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차별 없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주는 역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개그맨 김영철 "사람들 앞에서 꿈 내뱉길"
 

김대식 KAIST 교수와 개그맨 김영철 씨, 김일중 아나운서와 이어진 대담. 이들은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 꿈을 대중에게 내뱉어라"라는 조언을 전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대식 KAIST 교수와 개그맨 김영철 씨, 김일중 아나운서와 이어진 대담. 이들은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 꿈을 대중에게 내뱉어라"라는 조언을 전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어진 김영철 씨와의 대담에선 생성형 AI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김영철 씨는 "개그나 예능 프로그램 같은 창의성이 필요한 분야들도 향후 AI가 대체하는 시대가 오나"라고 물었고 이에 대한 김 교수의 답변은 "그럴 수도 있다"였다. 미래를 예측할 순 없지만 몇십년 뒤엔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김영철 씨는 "개그는 나에게 있어 밥벌이와도 같다"며 "많은 분들이 향후 AI로 인해 직업이 사라지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나름의 해법을 전했다. 생성형 AI가 이미 있는 데이터를 학습해 통계학적으로 조금씩 변화시키는 방식인 만큼 개그의 경우엔 반복성이 없는 것을 하면 된다는 말이다.

그는 "반복이 기록으로 남으면 그 정도의 개그는 AI가 할 수 있다. 유행어는 힘들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데이터가 모이지 않도록 매번 새로운 걸 추구하는 편이 좋겠다. 예술이나 창작의 개념은 기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대중의 기대치에서 살짝 벗어나 생성형 AI가 모방하지 못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AI가 진행하는 뉴스는 보편화가 많이 된 상황이다. 김일중 아나운서는 이에 대해 물었고 김 교수는 "인간에겐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아우라다. 사람들은 같은 사람에 대한 환상이 있고 이는 기계가 모방할 수 없다. 때문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래에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적응력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만 있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철 씨는 "나도 여러분들 나이 때 개그맨을 꿈꿨었다"며 "오늘 개그의 미래에 대해 우연히 뱉었고 교수님에게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여러분들도 꿈을 간직만 하지 말고 사람들 앞에서 뱉어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AI는 오픈소스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좋은 도구는 이미 나왔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개발할 필요는 없다. 그 도구들을 잘 이용하는 게 곧 경쟁력이 될 것이다. 최대한 많이 활용해보고 인터넷에 공유해라. 세상에 나의 아우라를 알려라"라고 말했다.

이후 섹션에선 충청 AI분야 전문가들의 비즈토크가 진행됐다. 김귀훈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안병태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수진 세종대학교 인공지능학과 조교수, 민현석 토모큐브 AI팀장, 안선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AI팀장,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가 자리해 주제별 스토리텔링을 이어나갔다. 

한편 2023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은 31일을 시작으로 11월 2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AI 분야 전문가들 라인업은 물론 다양한 경품들이 마련돼 있다.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전광역시가 주최했으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충청권 ICT이노베이션스퀘어 확산사업이 주관했다.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사단법인 AI프렌즈가 후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진행된 충청 AI분야 전문가들의 비즈토크.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김일중 아나운서, 김귀훈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안병태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수진 세종대학교 인공지능학과 조교수, 민현석 토모큐브 AI팀장, 안선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AI팀장,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 [사진=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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