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객실 승무원 우주방사선 노출로 인한 산재 인정
북극항로 지구자기장 차폐 효과 떨어져 인체에 방사선 피해

'북극  높은 하늘을 날면 우주방사선에 피폭된다.' 

대한항공에서 위암으로 숨진 객실 승무원 송모씨가 최근 '우주방사선 노출'로 인한 산업재해를 인정 받아 우주방사선 피해가 공식화 됐다. 이를 계기로 대기권 내에서도 우주방사선이 질병을 일으킬 정도로 큰 영향을 주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북극항로에 가까워질수록 우주방사선의 영향이 높아진다. 극쪽에서는 지구자기장의 '차폐(차단과 폐쇄) 역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구자기장은 지구 밖에서 날라오는 우주방사선 등으로부터 지구의 생명체와 환경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럼 왜 지구 가운데 유독 극쪽에서 지구자기장이 무력한 것일까.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극쪽에서는 자기장이 우주로 뻗어 있다. 그래서 자기장을 타고 입자들이 들어오기 쉽다"며 "이런 현상은 남극이나 북극이나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극쪽으로 운행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승무원은 크건 작건 우주방사선 피해를 입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극쪽에 가까워질수록, 비행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렇다. 이 본부장은 "10년에 한 번 정도밖에 발생하지는 않지만 태양 폭발이 일어나면 평소 우주방사선 피폭량이 수십배까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송씨는 1995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022시간씩 비행기를 탔는데, 절반가량은 미주·유럽노선을 통해 장시간 비행을 했다. 미주·유럽 노선은 북극항로를 통과하기 때문에 우주방사선 피폭이 불가피하다. 항공사들은 미주·유럽 노선에서 다른 항로에 비해 비행시간이 짧고 제트 기류의 영향을 덜 받는 북극항로를 선호한다.

이번 산재 인정을 둘러싸고 대한항공은 승무원 누적 피폭 방사선량이 안전기준인 연간 6mSv(미리시버트)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관리기준이 과학적인 위험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 본부장은 "항공사에서 관리하는 6mSv 기준은 관리선량으로 과학적인 위험도를 나타내는 기준은 아니다. 방사선 보호 원칙에 따라서 항공사와 노조 간의 공감대에서 만들어진 수치"라며 "6mSv 이하인 5.9mSv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방사선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우주방사선 피해는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가끔 비행기를 타는 승객은  피폭량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정도로 적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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