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연구자 김현탁 교수 "3월 미국 물리학회서 입증"
국내외 검증위 '근거 제로' 결론에 대한 반전 시도
학계 관계자 "학회 초청 아닌 자원 발표라 신뢰성 높지 않아"

 

국내 연구팀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다시 주장에 나서고 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연구팀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다시 주장에 나서고 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상온 초전도체 LK-99 논란은 국내 검증위원회의 "근거 없다" 결론에도 불구하고 논문 발표자들이 반박 기자회견을 열거나 재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들의 반박 주장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적지 않다면서 싸늘한 반응이다. 

1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LK-99의 핵심 연구자인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메리대 교수와 퀀텀에너지연구소는  3월 4일 미국 미네소타에서 열리는 ‘미국 물리학회(APS) 학술대회’에서 ‘PCPOSOS’의 상온 초전도성을 실험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PCPOSOS는 앞서 발표한 논문에서 제시한 물질과 PCPOSOS와 관련이 있고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이는 LK-99와 마찬가지로 납과 구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황(S)을 더해 화학식이 약간 다르다. 하지만 APS 홈페이지에 공개한 초록(발표 요약본)에 따르면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PCPOSOS가 상온 초전도성을 갖는다는 근거로 지난 7월 발표한 아카이브(arXiv)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 두 물질이 상호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도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대우관에서 열린 '연세대 양자산업융합선도단 비전 선포식'에서 "LK-99는 초전도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23년 7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LK-99 논문을 공개한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저항이 0이 되는 재현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 확인한 바로는 127도까지 (저항 0) 측정이 된다"며 초전도체 양산과 상업화까지 고려해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이날 강조했다.

국내외 학계전문가들의 부정적인 검증 결과에 대해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여전히 학계에서는 회의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리학계 전문가들은 "학회란 학문과 연구 종사자들이 각자의 연구 성과를 공개 발표하고 과학적인 타당성을 공개하여 검토 및 논의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며 "김현탁 교수가 발표한다는 미국물리학회의 세션 역시 연구자라면 누구나 참여해 발표할 수 있다. 이야기 할 자유를 주겠다는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김 교수가 물리학회의 발표 초청을 받았는지,  발표를 자원했는지에 주목했다. 물리학계의 한 관계자는 "LK-99에 신빙성을 두었다면 미국물리학회가 직접 초청을 했을 텐데 이번 발표는 김 교수가 직접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주장에는 학회가 직접 나서 매우 직접적으로 세션을 마련한다는 것이 학계의 얘기다. 실제 미국물리학회는 2001년 MgB2에서 초전도 특성을 발견했다는 일본 아키미츠 교수팀의 주장에 대한 특별세션을 급히 마련하고 연구자를 초청한 바 있다는 것.  당시 학생연구원이었다는 국내 관련 전문가는 "미국물리학회는 보통 3월에  학술대회를 여는데 초록을 11월에 마감한다. 당시 MgB2는 1월에 발견돼 이미 세션 일정이 꽉 차있었지만 주요성과라고 판단해 부랴부랴 밤에 열리는 4시간짜리 세션을 만들었다"며 "하지만 김 교수 등이 발표를 한다는 3월 학회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초록을 살펴봤다는 다른 전문가는 "이미 발표된 초록으로 볼 때, 기존에 알려진 것 외에 특이사항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기존의 결론들을 뒤집힐만한 내용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초록이 11월에 마감하기 때문에 이후 몇 달 동안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는지는 지켜보긴 해야 하지만 학계분위기는 어느 정도 결론(초전도체가 아님)이 내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전조체 연구자는 "이번 세션 초록들을 살펴보면 김  교수 외에 미국의 휴스턴대학과 중국의 연구기관이 LK-99 관련 발표를 하는데 휴스턴대학은 LK-99가 상온초전도체가 아니라는 내용을 발표하는 것으로 돼 있고 중국 측은 자세한 내용을 담지는 않았지만 휴스턴대학과 공동 연구한 내용을 발표한다고 돼 있어 역시 부정적인 언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다른 전문가들은 "김 교수 등이 LK-99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과연 공신력이 있는 미국물리학회에서 발표를 자원했겠느냐"며 "최소한 LK-99 논문을 낸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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