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케냐 연장가시권 비행 허가
차로 40분 거리 두 병원을 단 3분만에 왕복
우간다·남아공 시범 비행도 성공
권기정 대표 "올해는 매출·성장에 집중"

배송 드론 전문 기업 나르마가 지난해 말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아프리카 대륙 진출을 본격화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케냐에서 응급 의료용품 배송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끝난 직후. [사진=나르마]
배송 드론 전문 기업 나르마가 지난해 말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아프리카 대륙 진출을 본격화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케냐에서 응급 의료용품 배송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끝난 직후. [사진=나르마]

이달 1일 아프리카 케냐 타라카 니티 카운티(Tharaka Nithi County)의 한 병원. 한국 기업이 만든 의료용품 배달용 드론인 '나르마(AF200)'가 상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잠시 상공에서 자세를 가누더니 쏜살같이 검은 대륙의 숲이 울창한 평원 하늘을 내달렸다. 불과 3분 만에 차로 40분가량 걸리는 두 병원을 오가며 의료용품을 성공적으로 배달했다.

나르마의 응급 의료용품 배송 시범 비행이었다. 한국 기업 최초로 케냐 민간항공청(KCAA)으로부터 연장 가시권 비행 허가를 받았다. 

나르마는 5kg가량을 탑재한 채 시속 70km로 40km를 이동했다. 현재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멀티콥터 드론은 10km 안팎까지 갈 수 있다. 최대속도도 평균 15km이며 최대 40분까지 밖에 비행하지 못한다.

전동식 듀얼 틸트로터 기술이 들어간 나르마의 드론은 고속 비행과 제자리비행,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일반 멀티콥터 드론보다 약 3배 장거리 비행하며 현존 수직이착륙기 중 최고의 내풍성을 자랑한다. 

비행 현장엔 케냐의 고위공무원인 타라카니티 주지사가 직접 참관했다. 케냐 정부 측에서 나르마의 드론 배송 과정을 직접 촬영해 영상으로 제작할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나르마는 올해 안에 정식 비행 허가까지 받는다는 계획이다. 만약 정식 허가를 받을 경우 케냐에서 미국의 배송 드론 업체 '집라인'과 나란히 경쟁 체제에 들어간다.   
 

지난 3월 케냐에서 진행한 응급 의료용품 배송 시범 비행 영상. 케냐 정부가 직접 촬영 후 제작했다. [영상=나르마]

대전의 배송 드론 전문 기업 나르마가 아프리카 대륙 진출을 본격화했다. 앞서 나르마는 지난해 말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총 71억원의 누적 투자액을 달성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진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권기정 나르마 대표는 "지금까지 회사와 회사가 가진 기술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매출 발생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내년 흑자 전환과 함께 IPO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나르마는 약 24년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재직했던 권 대표가 창업한 항우연 1호 연구소기업이다. 세계 최초 미국 벨연구소와 항우연만이 개발한 '전동식 듀얼 틸트로터(Dual Tilt-rotor)' 기술을 주력으로 한다. 

나르마는 드론 중에서도 배송 드론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의 비전도 '모든 인류의 동일한 복지'다. 차별화된 배송 드론과 운영 플랫폼으로 이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아프리카 대륙 진출도 그 일환 중 하나다.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은 병원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응급 의료용품의 빠른 배송이 절실하다. 하지만 도로 상황이 열악한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르마는 최근 우간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시범 비행도 실시했다. 현장엔 각국의 군부대, 경찰 등이 대동했고 이들과 협력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한 응급 의료용품 배송 시범 비행. 현장엔 현지 군부대와 경찰 등이 참관했다. [사진=나르마]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한 응급 의료용품 배송 시범 비행. 현장엔 현지 군부대와 경찰 등이 참관했다. [사진=나르마]
앞서 나르마는 자사 드론에 대한 검증을 국내에서 마친 바 있다. 앞서 2022년 약 12.7km 거리의 통영 육지와 사량도를 110번 자동 비행하며 오가는 데 성공했고 국회의사당부터 여의도공원까지 3km 비가시권 자동 비행도 3분 만에 완료했다.

또 약 9km에 달하는 대전 건양대학교병원과 충남대학교병원을 오가며 해독제 이송을 시험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주거권 비가시권 자동 비행의 성공이다.

지난해 6월엔 압축 수소로 이루어진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채 부여에서 처음으로 시범 비행을 진행했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액체 수소전지까지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지금은 B2G(Business to Government), B2B(Business to Business)가 주력이라고 하면 이젠 B2C(Business to Consumer)로 전환해 외산 드론만 쓴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며 "올해는 제2의 창업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출과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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