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근 에너지연 박사팀·김희탁·김한성 교수·이에스 공동연구
바나듐 전해액 대량생산 가능한 촉매 시스템 개발

대용량 고순도 바나듐 전해액 제조용 촉매반응 시스템이 대화공단 내  ㈜이에스 협력사업장에 설치됐다. [사진=에너지연 제공]
대용량 고순도 바나듐 전해액 제조용 촉매반응 시스템이 대화공단 내 ㈜이에스 협력사업장에 설치됐다. [사진=에너지연 제공]
이신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팀이 바나듐 흐름전지의 핵심 물질인 전해액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촉매반응 시스템을 개발했다. 바나듐 흐름전지는 재생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저장장치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방법이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를 보통 배터리라고 부른다. 배터리가 바로 이차전지다. 이차전지에는 리튬이온전지가 가장 대표적인데, 아쉽게도 단점이 크다. 쉽게 터질 수 있어 위험하다. 수명도 짧다.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도 있다. 바나듐은 원자번호 23, V로 표시되는 원소이다. 단단하면서도 뛰어난 전이금속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되고 있다. 양극과 음극에 사용된 바나듐 전해액이 산화 또는 환원되면서 충전과 방전되는 원리다. 

바나듐 흐름전지는 매우 안정적이다. 또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용량도 원하는대로 맞출 수 있어 태양광발전소나 풍력발전소처럼 재생에너지와 연계가 용이하다. 하지만 높은 가격이라는 걸림돌이 있다. 

바나듐 흐름전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전해액이다. 전해액은 전지의 용량, 수명, 성능을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전해액이 전지부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전해질의 가격이 전체 전지 가격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이신근 박사 연구진은 전해액 대량생산이 가능한 촉매 시스템을 개발했다. 촉매는 귀금속을 카본펠트에 코팅해 사용했고 KAIST와 공동으로 촉매성능을 검증했다. 이렇게 개발된 촉매시스템은 기존의 전기분해법에 비해 시간당 생산 속도가 약 2.7배 높다. 또 시스템의 크기가 작아 부지시설 비용과 전력소비가 저감된다. 그래서 전해액 가격이 떨어진다.

또한 연구진은 촉매반응 중 전해액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질소 퍼징 공정'과, 촉매가 균일하지 않게 흐르는 것을 막아주는 촉매 반응기를 독자 개발했다. 

연구진은 펌프, 히터, 반응기, 열교환기까지 모두 구축했다. 이로써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목표 대비 50% 줄였다. 분당 40리터급의 고순도 바나듐 전해액이 안정적으로 생산됐다. 파일럿 규모 대비 1/500배로 축소한 반응기를 사용해 2500시간 내구성 검증도 마쳤다. 대량생산된 전해액은 (주)이에스가 설치한 INVINITY사의 40kWh급 바나듐흐름전지에 장입해 효성중공업으로부터 성능검증을 완료했다.

이신근 책임연구원은 "바나듐 전해액 제조기술은 대용량 ESS에 있어서 화재위험성이 높은 기존 리튬배터리를 대체할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핵심 소재기술"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대용량 촉매 반응기는 전량 해외에 의존하던 바나듐 전해액을 국산화 할 수 있고, 실험실 규모로 가능성을 확인한 원천기술을 대량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실증을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바나듐 전해액 제조기술을 기반을 ESS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우선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전해액 가격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ESS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김희탁 KAIST 교수팀, 김한성 연세대 교수팀, (주)이에스(대표 이승주 박사)와의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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