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필 UNIST 교수팀, '코발트-보라이드' 전극 코팅 기술 선보여
저렴한 상온 코팅으로 상용 양극재 수명·열 안정성 극복

(왼쪽부터) 윤문수 UNIST 연구원, 조재필 교수. [사진=UNIST 제공]
(왼쪽부터) 윤문수 UNIST 연구원, 조재필 교수. [사진=UNIST 제공]
한 번 충전으로 오래 달리는 전기차 배터리(리튬이온전지) 개발이 탄력을 받게 됐다. 국내 연구진이 대용량 전극(양극재)을 보호하는 코팅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신규 코팅 물질을 쓴 배터리 셀은 수백회의 충·방전 이후에도 재료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상용 양극재 대비 약 20%나 향상된 수명을 보였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조재필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배터리 수명을 저해하는 양극재 입자의 미세균열과 화학적 불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상온에서 입자 표면뿐만 아니라 입자 내부까지 코팅 가능한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대용량 배터리 양극 소재로 꼽히는 하이니켈 소재는 고용량 발현이 가능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충·방전이 반복되면서 소재 입자 내부에 미세균열이 생길 뿐만 아니라 배터리 전해액과의 부반응 때문에 수명이 급격히 감소한다. 

전극 보호를 위해 현재 생산 중인 모든 소재 표면에 코팅제를 발라 700°C 이상의 고온에서 열처리하는 방식을 쓰고 있지만, 이는 성능 저하와 공정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보호제인 '코발트-보라이드(CoxB)' 화합물을 양극재 입자 표면뿐만 아니라 입자 내부까지 골고루 침투시킬 수 있는 상온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코발트-보라이드 (CoxB) 물질이 하이니켈 양극 구성 성분인 산소와 강한 결합을 이루는 원리로 상온 코팅이 가능하다. 주로 입자 표면에서 시작된 균열이 안으로 파고들어 입자 내부까지 균열이 생기는데, 새로 개발된 코팅법을 쓰면 입자 안팎을 모두 보호할 수 있어 수명 유지 효과가 뛰어나다.  

연구팀은 코팅제를 쓴 하이니켈 양극재와 상용 인조흑연 소재를 음극재로 쓴 배터리를 제조하고 코팅제 성능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500회 충·방전 후에도 기존 용량의 95%에 이르는 성능을 보였으며, 이는 일반 하이니켈계 소재 대비 약 20% 향상된 수명 유지율이다.  

제1 저자인 윤문수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생은 "하이니켈계 소재는 45°C 이상의 고온에서 미세 구조 붕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데, 새로 개발한 코팅법으로 이 문제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개발된 코팅 물질이 하이니켈 양극소재의 구조적 안정성을 개선하는 원리와 현상도 이론계산과 원자단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규명했다.

조재필 특훈교수는 "현재 상용화된 하이니켈계 양극소재는 습식코팅 공정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있으나, 잠재적으로 이미 등록된 미국특허 침해 가능성이 아주 크고, 고온 합성이라 생산비용 상승 문제가 있다"며 "신규 개발된 코팅법을 적용한 양극재 대량 합성공정 개발 시, 기존 코팅 공정 대비 적어도 20% 이상의 비용 절감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쥐 리(Ju Li)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권위 학술지 'Nature Energy'에 2일 자(현지시각)로 공개됐다.   
 

개발된 코팅법이 입자 내부(결정립계)까지 코팅 하는 모식도와 실제 현미경 사진. [사진=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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