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금융]① 과학기술로 부자되기 프로젝트
국가 연구개발예산 30조원 "과학자 시장과 소통해야"
"똑똑한 연구개발 결과, 창업으로 가치 창출"

기후변화, 미래동력 등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대덕연구단지는 과학기술, 인력, 인프라를 다 갖춘 곳으로 가치창출의 최적지입니다. 연구개발 성과, 기술이전과 창업, 상품화 등 선순환 생태계로 과학기술 기반의 지역발전, 사회기여, 국가 경쟁력 제고의 첨병이기도 합니다. 대덕넷은 올해 '과학금융' 기획을 통해 과학기술 중심의 지역발전모델, 부자과학자·시민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편집자 편지>

국내 연구개발비 100조원 시대다. 국가 R&D예산만 해도 30조원 규모다. 예산이 늘어나는만큼 기대도 커진다. 한국의 과학기술계는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로 산업과 경제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자들의 논문과 특허 등 질적, 양적 성장으로 글로벌 무대에서도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2000년대를 맞으며 국민들이 인식하는 정부 지원의 과학기술계 역할은 예전만 못한게 사실이다. 민간의 연구개발 역량이 높아진 것도 있겠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에 무관심하면서 소통하지 않는다, 시장의 요구를 모른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투입된 예산에 비해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동력으로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계에서도 국내 연구개발성과들의 가치창출 한계가 드러난다.  e-나라지표의 기술이전율에 의하면 2015년과 2016년 기술이전율은 38.6%, 38%대에서 2018년 34.3%로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공공연구소의 기술이전율은 2016년 60.3%에서 2017년 51%, 2018년 39.6%로 급격히 추락했다. 물론 양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겠다.
 

공공연구기관과 대학의 기술이전율. 지속적으로 기술이전율이 감소하고 있다.[자료= e-나라지표]
공공연구기관과 대학의 기술이전율. 지속적으로 기술이전율이 감소하고 있다.[자료= e-나라지표]
그럼 출연연 보유 특허 등급으로 살펴보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19개 출연연 보유 특허 중 시장에서 3년이내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종래의 프레임을 바꿀 것)으로 평가되는 A등급은 9% 수준이다. 일반적인 B등급이 54%(BBB 17%, BB20%, B 17%), 특허비용이 아까운 C등급도 23%로 집계된다. 기술은행(NTB)의 수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매매, 기술창업 사례가 감소한 상황이다.

투자자, 액셀러레이터들은 특허의 질적 하락, 기술매매의 원인으로 시장 외면, 소통부족을 꼽는다. 연구개발 성과들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를 위한 성과 등 양적면에 치중하면서 발생한 질적 하락이라고 분석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19개 출연연의 특허 등급.[이미지= 홍정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원회 의원 자료 재인용]]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19개 출연연의 특허 등급.[이미지= 홍정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원회 의원 자료 재인용]]
기술은행(NTB)의 기술통계를 확인한 결과 국내 공공기관의 기술이전, 창업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미지는 자료를 통해 재작성.[자료= 대덕넷]
기술은행(NTB)의 기술통계를 확인한 결과 국내 공공기관의 기술이전, 창업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미지는 자료를 통해 재작성.[자료= 대덕넷]
◆ 연구개발 성과의 꽃, 시장과 접목

연구개발 성과는 시장과의 접목으로 꽃핀다. 코로나19는 과학기술계의 방향을 분명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과학은 진리탐구 중심이다. 응용과학은 공학, 의학 등 인간의 삶의 질 향상, 인류와 사회의 안녕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연구개발 성과는 소비자와 만날 때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가치도 재조명된다.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빠르게 시장에 선보이며 K-바이오, K-방역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각 분야 기술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투자자는 물론 젊은 세대들까지 기술벤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지향점에 주목했다. 젊은층의 주식시장 진입도 활발해졌다. 단기투자로 한몫챙기려는 개미 투자자들도 다수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 장래성을 보며 같이 성장하려는 주식투자의 순기능도 커지고 있다. 기업과 개인 투자자들이 상호 신뢰를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 사회, 안전한 노후을 위한 투자 문화가 확산되는 셈이다.

이공계 출신 금융인들은 이를 긍정적 현상으로 해석했다. 투자자들은 "과학기술이 금융과 만나면 가치가 폭발적으로 커진다. 시장과 인류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과학기술인이 부를 이룰 수 있는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 과학기술로 부자되기 가능할까

그럼 과학기술로 부자되기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양적 성과 중심으로는 어렵다는 게 투자업계의 평가다. 시장이 인정할 수 있는 성과, 기업에 이전 가능한 성과, 직접 창업할 수 있는 정도의 똑똑한 과학기술 성과라야 한다. 그러면서 과학자계에서도 부자가 탄생돼야 유능한 인재들의 정부출연연구기관 유입이 늘어 날 것이라고 보았다. 

그렇다고 민간기업과 경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민간기업은 좋은 기술을 선별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라면 공공연구기관은 국가의 성장 동력을 유도하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결과를 가시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에 활용될 사업화의 씨앗이 될 연구개발 성과이어야한다. 본인이 창업하거나 기술이전이 가능한만큼 스스로 자신있게 공개할 수 있는(누구라도 인정할)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확산 시기 대덕의 바이오벤처들이 급부상했다. 바이오니아, 수젠텍,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상당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출신 창업가들이다. 자신의 연구분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이공계 출신의 금융계 진출도 활발하다. 전문가적 입장에서 제대로된 기술을 발굴,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간다. 

바이오 업계의 투자자는 "연구자들의 상당수는 연구비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다 정년퇴직하고 퇴직 후 갈곳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 그러면서 은퇴 후에도 보장해달라고 요구한다. 그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민간의 역량이 높아졌다"면서 "자신의 연구에 자신있는 사람은 정년을 기다리지 않고 기술로 창업하거나 기업의 CTO로 참여한다. 결국 능력있는 사람은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간다.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기관과 대학 평가시 여전히 양적 평가요소가 있지만 사업화, 창업화 지표가 강조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과학기술계도 시장에 관심을 갖고 니즈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분명한 목적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어디에 쓰일지도 모르고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데 나만 하고 싶은 연구는 걸러내야 한다. 그래야 국가연구기관도 존재하고 국가의 미래도 지속된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과학기술의 사회 참여는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투자자들은 "각국의 연구자들은 연구성과를 공유하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힘을 모았다. 기초과학 연구자들로 앞다퉈 참여했다"면서 "그 결과 유례없이 빠르게 백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수요자의 니즈에 의해 곧바로 시장에 나왔다. 우리나라 과학계가 생각해볼 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의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기업들이 투자자를 찾아다녔다면 지금은 투자자들이 좋은 회사, 좋은 기술을 찾아 다닌다. 투자 관계자는 "몰라서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10년전 이야기다. 출연연과 대학의 연구결과에 투자할만한게 없다. 맛있는 기업, 연구성과가 없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계가 지금이라도 적극 시장과 소통하고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덧붙였다.

※ 2편에서는 과학금융 설문 결과를 보도할 예정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