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과 폐암 진행 억제, 생존율 3배 증가 부작용 ·치료비↓
생명연-서울아산병원, 인게니움 기업과 상업용 임상승인 목표
최인표 박사 "환자에 쓰여 보람 커, 새로운 항암시장 개척 기대"

최인표 박사는 1991년 미국 대신 생명연을 선택했다. 귀국후 같은 연구실에서 항암면역세포를 연구하며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통해 새로운 암치료의 길을 열었다.[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박사는 1991년 미국 대신 생명연을 선택했다. 귀국후 같은 연구실에서 항암면역세포를 연구하며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통해 새로운 암치료의 길을 열었다.[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과학자의 30년 연구열정과 지속적인 예산 지원으로 암치료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항암제 내성, 재발 등 부작용 없이 치료비는 낮추고 암치료 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암치료제 연구성과가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최인표 면역치료제연구센터 박사팀과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조혈줄기세포에서 활성이 뛰어난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세포)를 분화하고 대량증식해 백혈병과 폐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기업 인게니움테라퓨틱스(대표 고진옥)에 24일 이전했다.

인게니움테라퓨틱스는 면역 세포치료제 기술 전문 바이오텍 스타트업. 기술이전 조건은 정액기술료 95억원과 향후 판매실적에 따른 1450억원의 추가 기술료를 조건으로 기술이전 전용실시권 계약을 맺었다. 기술이전 후 올해 내에 상업용 임상시험 승인을 목표로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NK세포는 인체 혈액 면역세포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면역세포. 다른 자극 없이도 암세포를 최전선에서 바로 살해하는 암세포 살상기능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항암면역세포다. 개발된 NK세포 기반 항암면역세포 치료제 기술은 인체 주입 후 자체 증식하지 않고 암세포를 공격해 서서히 소멸되게 한다. 때문에 T세포 기반 면역세포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치료비용 절감으로 경제성과 시장 확장성이 우수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인표 박사팀은 조혈줄기세포로부터 NK세포를 분리, 분화해 활성이 뛰어난 NK세포를 대량 증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NK세포의 효능과 안전성을 비임상 실험으로 확인했다. 식약처의 연구자임상(연구자 주도로 새로운 효능, 용법에 대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임상시험) 허가를 받아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난치성 백혈병 환자 치료에 적용했다. 그 결과 암 진행을 억제하고 생존율이 비투여군에 비해 3배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기술 이전으로 난치성 백혈병, 폐암 등 면역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물론 향후 폐암 등 고형암 치료에도 적용이 기대된다.

NK세포 기술이전 성과는 최인표 박사의 30년 연구열정과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박사는 서울대에 이어 미국에서 박사를 받고 버지니아 의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당시 감염병을 연구하던 그에게 미국 현지에 남아 달라는 제안과 생명연의 제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내의 요청에 따라 한국행을 결정, 1991년 생명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생명연도 최 박사를 각별하게 챙겼다. 그는 별도의 연구실을 배정받고 30여년간 같은 공간에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특혜(?)를 받았다. 생명연에서 최 박사는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에 대해 일본과 공동연구를 시작, NK세포 연구를 본격화 한다. 최 박사팀의 성과는 지속 지원과 연구자의 연구 열정이 성공적인 결실로 이어진 사례로 평가된다. 

최인표 박사는 "무수한 실패도 있었지만 연구결과가 환자에게 쓰이면서 보람도 컸다"면서 "항암제는 내성과 재발, 전이시 치료기술 미흡으로 생존율이 급격히 줄어든다. NK세포는 자신의 면역세포활용 기술로 암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며 높은 항암효과를 보이면서 부작용은 낮다. 이를 이용한 새로운 항암시장 개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장성 원장은 "바이오산업은 특성상 노하우를 확보하고 기술을 축적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데, 이번 기술이전은 정부와 연구원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통해서 기초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이루어낸 대형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원장은 "생명연은 현재 CAR-NK 세포치료제, 역분화기술을 이용한 iNK(induced NK) 세포치료제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향후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안전하고 효능이 뛰어난 항암치료기술을 제공하고, 나아가 새로운 항암면역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면역치료제 융합연구단(CiM)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생명연 기관 고유사업 등의 지원으로 장기간 안정적 지원을 통해 일궈낸 성과로 평가받는다.

최인표 생명연 박사팀과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공동연구로 임상을 거쳐 기업에 이전했다.[자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생명연 박사팀과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공동연구로 임상을 거쳐 기업에 이전했다.[자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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