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P, 생산 품질·고용의 질↑ 불량률 ↓
30분 걸리는 재검사 5분으로 단축
매년 100개 기업씩 3년간 300개 연계
김일중 센터장 "내장된 알고리즘 손쉽게 이용"

KAMP는 제조업 현장에 AI를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플랫폼이다.[사진= KAIST] 
KAMP는 제조업 현장에 AI를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플랫폼이다.[사진= KAIST] 
"단조프레스에서 나는 이상 소음이나 진동은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조프레스 설비에 IoT 무선진동센서를 붙여 공정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고장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냈다." (고원금속)

"하나의 화장품 제조공정 안에는 다수의 세부 공정이 들어있다. 이 때문에 작업 표준을 준수했는지, 이탈 상태, 조치, 품질의 상관관계 분석에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AI를 도입해 세부공정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이탈은 자동으로 측정, 표시하도록 만들었다." (한국콜마)

제조기업과 AI(인공지능)이 만났다. 사람이 즉시 알아채기 어려운 불량을 단숨에 잡아내며 기업의 생산 효율을 높였다. 

중소 제조업은 AI 도입이 시급한 분야 중 하나다. 설비를 운영하면서 나오는 여러 값들과 불량률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떻게 설비를 운영해야 불량률을 낮출 수 있는지, 전체 생산품질을 높일 수 있는지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조업체에서 AI를 도입하기 위한 역량이나, 기술, 장비는 모두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고자 나온 것이 AI 중소벤처 제조 플랫폼, 'KAMP'다. 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를 개발한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는 플랫폼을 통한 교육과 제조업에 AI를 적용하는 AI컨설팅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제조장비 따라 달라지는 데이터

KAMP는 제조업 현장에 AI를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KAMP(인공지능 중소벤처 제조 플랫폼)는 데이터를 저장, 분석할 수 있는 인프라와 AI 분석도구, 제조AI데이터셋과 실증사례, 전문가 컨설팅과 교육 서비스 등을 모았다. 기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다. 

AI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수다. 제조업에서는 각 장비에 따라 나오는 데이터가 정해져 있다. KAMP에 접속하면 AI 분석을 위해 실제 공장에서 수집해 구성한 제조데이터들이 무료로 공개됐다. 

X-ray 검사장비 AI 데이터셋, 사출성형기 AI 데이터셋, 용접기 AI 데이터셋 등 국내 제조업에서 주로 쓰이는 장비 12개에 대한 데이터셋들이다. 제조업체에서는 어떤 데이터를 모아야 AI에 적용할 수 있는지 참고할 수 있다. 

◆ 8가지 AI 알고리즘 제공

내화물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조선내화)는 최종 생산물 검사에 AI를 도입했다. X-Ray 장비를 이용해 내부의 크랙이나 이물질을 검사하는 작업이다. 

AI 알고리즘은 KAMP에서 제공하는 머신비전을 사용했다. 사람이 육안 검사할 때 쓰는 영상 파일과 불량 여부를 판단한 결과 4000여 개를 데이터로 마련했다. 데이터셋을 업로드하면 AI가 모델을 만들고 자체 클라우드 내 GPU를 사용해 빠른 속도로 분석을 실시한다. 

그 결과, AI가 공정에 들어가자 판정 신뢰도는 90%에서 95%로 향상했다. 기존에 30분이 걸리던 재검사 시간은 5분 내로 단축됐다. (KAMP 홈페이지 내 제조데이터 분석체험을 따라가가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김일중 센터장은 "사람이 장시간 모니터를 보며 이를 확인해야하는 작업은 긴 노동과 고용의 질을 저하시킨다. 하지만 AI가 먼저 불량률을 선별하고, 사람이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만들면, 고용 환경은 좋아지고 불량을 검사하는 효율성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 3년간 300개 제조업체에 AI 적용

홈페이지를 보고 따라가기 어렵다면, 실증사업에 지원해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볼 수 있다. 중기부에서 지원하는 제조AI실증사업은 AI, 데이터 전문IT전문가) 한 명과 공정전문가(OT전문가) 한 명이 함께 들어가 현장의 문제를 진단하고 AI 해결방안을 컨설팅한다. 

지난 해에만 100개의 중소기업에 AI를 접목시켰다. 올해와 내년에도 각 100개의 제조기업에 AI를 주선할 예정이다. AI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맛보기'인 셈이다. 

김일중 센터장은 "작년에는 특히 수도권 지역 제조업체들이 많이 신청했다"며 "제조업체 사장님들이 AI를 한 번 써보더니 AI 공급업체 못지않게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열정적으로 배우려고 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대전 지역 내 제조업체에서도 많은 관심과 신청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에서 지원하며, 이노비즈협회가 AI컨설팅을, KAIST가 솔루션 실증을 맡는다. 올해도 AI를 도입할 기업 100개를 5월 말까지 모집 중이며 AI 분석에 필요한  RAM, GPU, 저장공간 등도 함께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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