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 과학문화 전문인력 육성 주장
'시민참여형 전시' 우석헌자연사박물관 4세대 박물관 표방
메타버스 등 신기술 도입 통해 과학관 시대 변화 함께해야

'과학문화사랑방 포럼'  발족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과 사회를 맡은 이석봉 대덕넷 대표[사진=전찬호 인턴 기자]
'과학문화사랑방 포럼'  발족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과 사회를 맡은 이석봉 대덕넷 대표[사진=전찬호 인턴 기자]
과학관이 지역 거점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시민과 과학자를 잇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는 8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과학문화사랑방 포럼'에서 "과학자는 일반인과 직접 대화하면서 그들과 과학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과학문화사랑방 포럼은 지난해 전국 20개 과학관이 동반성장과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발족했다. 이날 포럼도 전국 20개 과학관 기관장과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소통의 장이 열렸다.

이명현 대표는 '지역 과학문화 거점으로서의 과학관'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연세대,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ngen)대학교 대학원에서 천문학을 전공했고, 2018년부터 과학책방 '갈다' 대표로 활동 중이다. 이 대표는 그간 과학책 집필과 과학 커뮤니케이터 육성을 통해 과학 문화 활동을 주도해왔다. 그가 이날 발표에 나선 배경도 민간 분야에서 과학문화 활동을 해오며 축적한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서였다.

◆ 과학커뮤니케이터 사관학교 '갈다'

갈다는 2019년부터 과학문화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다. 과학융합강연자, 과학만화가, 과학스토리텔러, 과학저술가, 과학공연기획가 등 분야도 다양하다. 현재까지 갈다는 과학커뮤니케이터 61명을 배출하며 민간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반인과 과학자의 매개자 역할을 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육성이 중요하다"며 "국립과학관에서도 과학문화 전문인력 육성 대책을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시대 흐름상 전문가 집단이 대중에게 과학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분석한다. 그는 과학 문화가 산업으로 확장되려면 과학 커뮤니케이터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또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과학'이 중요하고 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류의 보편적 문제, 지구 환경문제, 경제 사회문제에서 과학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래 교육은 종합적 과학교육이 돼야 한다"며 "학습 경험과 사회적 참여가 함께 진행되고 이를 위해선 지역과 민간 중심으로 과학 문화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4세대 과학관 핵심은 '시민참여 유도'

한국희 우석헌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우리는 참여(Participation)를 중시하는 4세대 박물관을 표방하고 있다"며 "대중이 참여하는 참여형 전시 프로젝트, 교육 프로그램, 조사·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 '사과나무숲 꿈의 학교'는 '돼지 해부'를 통해 과학, 요리, 민속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해 많은 시민의 참여를 끌어냈다.

한 관장은 "단순한 참여 활동을 넘어 창조와 재구성을 통한 과학문화공간을 목표로 한다"며 "질 높은 과학 문화가 피어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과장은 "과학 문화 저변확대를 위해 소외계층 대상으로 사업을 많이 진행한다"고 밝혔다.

과천과학관은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태양계 수어 영상을 만들었다. 장애별 맞춤형 과학교구를 개발하는 중이다.

임 과장은 "과천과학관 프로그램은 2020년 5000여 명이 참가해 성과를 내는 중이다"라며 "과학관 접근성이 낮은 도서벽지와 취약계층을 위해 과학문화 체험 기회 제공 등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과학관, 메타버스 환경 구축 필요"

관장들은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규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은 "온라인 실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신기술 활용에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선옥 국립광주과학관 관장은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을 이용해 과학관이 미래지향적인,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운기 국립대구과학관 관장은 "과학관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편하게 느끼고 놀러 올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과학을 스며들게 해야 한다"며 "배운다는 인식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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