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나노의학연구단,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 개발
성숙도 신생아 수준, 기존보다 2배 이상 크게 제작
치매·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 연구모델 활용

매트리젤을 지지체로 사용한 기존 뇌 오가노이드(사진 맨 왼쪽)와 연구진이 제작한 뇌 오가노이드 3차원 이미지 비교.[사진= IBS]
매트리젤을 지지체로 사용한 기존 뇌 오가노이드(사진 맨 왼쪽)와 연구진이 제작한 뇌 오가노이드 3차원 이미지 비교.[사진= IBS]
국내 연구진이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미니 뇌' 제작에 성공했다. 치매나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 연구 모델로 활용되며 연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노도영)는 나노의학연구단(단장 천진우)의 조승우 연구위원(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 미니 뇌를 제작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이 제작한 뇌는 신생아 뇌 수준에 가깝게 성숙하고 기존보다 2배 이상 크게 제작됐다. 

뇌 오가노이드(줄기세포의 분화와 자가 구조화로 만들어지는 장기유사체,미니 장기)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들 수 있는데 뇌 연구를 위한 최적의 모델로 각광받는다. 그러나 기존 뇌 오가노이드는 태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사용하는 배양 지지체가 뇌의 단백질 성분과 달라 뇌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해서다. 또 오가노이드가 커질 수록 중심부까지 산소,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세포가 죽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팀은 나노 기술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우선 뇌의 미세환경과 유사한 젤리 형태의 '3차원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이는 세포를 제거한(탈세포) 뇌의 세포외기질(세포와 세포 사이의 공간을 채워 조직 구조를 형성, 지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단백질 성분)을 활용한 것이다. 이로써 뇌 발달에 필요한 생화학적·물리적 환경을 만들었다. 나아가 미세한 채널로 구성돼 액체의 흐름을 정밀 조정할 수 있는 '미세유체칩(microfluidic chip)'을 도입, 산소와 배양액을 중심부까지 효과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이후 개발한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 배양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뇌 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상피가 발달해 뇌 주름이 다량 생성됐다. 또한 신경세포·성상교세포·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세포가 기존 방식보다 많이 발현했다. 뇌 구조과 기능이 더욱 성숙해진 것이다. 여기에 미세유체칩을 적용, 기존 뇌 오가노이드(2~3mm) 보다 약 2배가 큰 4~5mm 수준으로 커지고 신경 기능이 증진됐다. 연구진은 실험에 따라 최대 8mm까지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기존보다 월등히 크고 발달한 인조 뇌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조승우 연구위원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이는 난치성 뇌질환 기전 규명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체외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조안나 박사와 진윤희 연구교수, 안연주 학생연구원이 주저자로 참여했다.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5일 오후 6시(한국시간) 게재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 미니 뇌 배양 플랫폼 모식도.[사진= IBS]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 미니 뇌 배양 플랫폼 모식도.[사진= 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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