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그린메탄올 프로젝트' 추진, 메탄올 수소운반체로 사용
수소경제 실현시킬 대형 프로젝트, 대기업과 공동연구소 설립 등 논의
민병권 본부장 "그린 메탄올경제로 수소경제 상호보완 할 것"

KIST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그린 메탄올경제'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공장 굴뚝의 배가스로부터 메탄올을 추출하고, 여기서 수소를 뽑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해당 사진은 기사 참고를 위해 첨부했습니다] 
KIST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그린 메탄올경제'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공장 굴뚝의 배가스로부터 메탄올을 추출하고, 여기서 수소를 뽑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해당 사진은 기사 참고를 위해 첨부했습니다] 
KIST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그린 메탄올경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메탄올과 같은 알코올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를 뽑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린 메탄올의 올은 모든 알코올을 지칭한다.)

정부가 탄소중립 기조를 내놓으면서 그린수소경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경제적인 수소운반기술이 없어 많은 연구자가 관련 기술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있다. 메탄올이 수소산업을 선도할 수소 운반체 기술로 활용된다면 수소 경제에도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 왜 메탄올인가?

메탄올은 199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조지 앤드류 올라 박사가 2004년 제안하면서 처음 주목받았다. 메탄올은 천연가스나 셰일가스를 전환하면 재생 가능한 청정액체연료로 만들 수 있는데, 석유나 디젤 대신 사용할 수 있으며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가 이런 주장을 내세운 이유는 2002년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언급한 수소 경제보다 메탄올 경제가 더 효율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거론된 수소나 메탄올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내뿜는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아 현재의 탄소중립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단순히 수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받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신재생·수소 경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는 저장하기 어렵고 운반이 어려워 친환경 수소 경제 실현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KIST는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배가스를 바로 포집해 메탄올로 만들고, 수소 운반체로 사용하는 '그린 메탄올경제'를 대표과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십 년간 쌓아온 비결과 연구인력을 모아 팀도 만들어졌다. 민병권 청정신기술연구본부장이 총괄을 맡는다. 

민 본부장에 따르면 굴뚝 속 배가스를 포집해 전기반응시키면 합성가스(암모니아 합성, 수소 첨가 등에 사용되는 원료가스)를 만들 수 있다. 이 합성가스는 또 한 번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메탄올이 된다. 메탄올과 물을 전기화학 반응시키면 수소가 생성된다. 이 수소를 산소와 결합하면 전기가 만들어지니, 공장 굴뚝 배가스로부터 얻은 메탄올을 수소가 필요한 곳으로 운반해 그 자리에서 뽑아 쓰자는 제안이다.

▲굴뚝 속 배가스 포집 ▲메탄올 합성 ▲수소 탈착 등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KIST는  대기업과 협업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과제는 이미 시작됐다. 대기업 관계자들과 미팅을 통해 협업도 논의 단계다. 민 본부장은 "그동안 KIST가 수소경제 관련 원천기술을 다양하게 확보했다. 다음 단계인 실증연구가 진행되려면 기업의 관심이 필요해 공동연구를 제안하고 있다"며 "한 기업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어 역할분담을 할 예정이다. A 기업과는 공동연구소를 설립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린메탄올 경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민병권 본부장. [사진=대덕넷 DB]
◆ 수소 운반체로 거론되는 암모니아, 메탄올과 뭐가 다른가?

그린 수소 운송을 위해 언급되는 또 다른 운반체가 '암모니아'다. 암모니아 역시 수소의 저장·생산·운송에 적합하다 알려진다. 암모니아를 분해하면 탄소배출 없이 수소와 질소를 만들 수 있고 이렇게 얻은 수소를 에너지로 쓸 수 있다. HMM, 롯데정밀화학, 롯데글로벌로지스, 포스코, 한국선급, 한국조선해양 등 총 6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암모니아를 운송할 선박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하지만 암모니아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수입 후 수소로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또 암모니아를 만드는데 필요한 수소도 생산 방식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100% 친환경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암모니아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온·고압 없이 암모니아를 만들고 질소와 수소를 분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반면, 메탄올은 우리나라에서 생산이 가능한 데다 공장 굴뚝에서 포집해서 바로 만들 수 있다. 물론 고온고압 활용 등 현재 기술로는 100% 친환경적이라 말하긴 어려운 부분도 있다. KIST는 추후 연구를 통해 단점들을 보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메탄올이나 에탄올 등은 자동차를 움직이는 에너지로 쓸 수는 있지만, 항공유로 쓰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해 적합하지 않다. 이에 KIST는 바이오프로세스를 통해 메탄올과 같은 알코올에서도 비행기를 움직일만큼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연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민 본부장은 "메탄올연구 외에도 다양한 알코올 연구를 통해 수소경제를 상호보완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산화탄소->메탄올->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1%도 배출 안 되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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