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현 에이유 대표, 차량 내 사람 분석 레이더 상용화 코 앞
내후년 차량에 자사 레이더 탑재 목표...자율주행 레이더까지 

KAIST 출신 김백현 AU대표는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레이더 센서를 개발하는 벤처 에이유를 설립했다. 창업 만 3년도채 안된 에이유는 대기업과 협력연구를 통해 레이더 센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잠자는 아이확인장치'센서다. 내후년 양산되는 차량에 에이유 센서가 들어갈 예정이다.[사진=김지영 기자]
KAIST 출신 김백현 AU대표는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레이더 센서를 개발하는 벤처 에이유를 설립했다. 창업 만 3년도채 안된 에이유는 대기업과 협력연구를 통해 레이더 센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잠자는 아이확인장치'센서다. 내후년 양산되는 차량에 에이유 센서가 들어갈 예정이다.[사진=김지영 기자]
"레이더 분야를 10여년간 연구하면서 '레이더로 사람을 분석하는 시장이 언젠가 열리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을 했습니다. 동료들과 우리 사업을 하자 뜻을 모았고 연구실 멤버와 창업까지 했네요. 협력사 자동차에 우리 센서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으니 열심히 해야겠습니다(웃음)." 

레이더 센서를 개발하는 벤처 에이유의 김백현 대표는 올해로 창업 3년차 CEO다. 인터뷰 내내 담담한 모습에서 엔지니어의 특유의 느낌이 묻어났다. 기자의 질문에 쑥스러워하며 웃던 그의 눈빛이 달라진건 기술이야기가 나오면서 부터다. 직접 개발한 센서가 차량에 탑재되는 등 자동차 업계에서 인정받은 이유 있는 자신감이 눈빛에서 느껴졌다.
 
에이유의 레이더 센서는 차량 내 사람과 사물 위치를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알린다. 등원 버스나 개인 승용차에 깜빡하고 아이를 두고 내리지 않도록 알려준다. 그는 "해외에서 에어백처럼 잠든 아이 확인장치 시스템 설치가 의무화되고 있다. 한국 자동차도 그 시장에 맞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뿐 아니라 국내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도전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1년 전 협력업체들이 위치한 군포첨단산업단지에 지사를 설립한 에이유의 김 대표를 만났다. 그는 "내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 창업 동기를 담담하게 밝히면서도 "국내에서는 우리와 경쟁할 만한 기업이 없지만, 기술을 검증하고 신뢰받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냉정하게 자사 기술을 평가하기도 했다.

◆ 각종 벤처대회를 휩쓴 에이유 기술, 잠자는 아이 확인장치 새로운 길 연다

에이유는 차량 내 레이더 센서뿐 아니라 자율주행에 필요한 레이더 센서도 함께 개발 중이다.[사진=에이유 홈페이지]
에이유는 차량 내 레이더 센서뿐 아니라 자율주행에 필요한 레이더 센서도 함께 개발 중이다.[사진=에이유 홈페이지]
김백현 대표는 학사부터 석·박사까지 10년 이상을 KAIST에서 보냈다. RF 시스템, FFT 등 신호처리 등 레이더 분야를 전공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공학도던 그는 2016년 즈음 창업이라는 꿈을 갖게 된다. "내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그의 창업동기는 심플했다.

KAIST 연구실 동료들과 뜻을 함께한 그는 짧은 대기업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2019년 3월 대전에 작은 사무실을 시작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차 안에 레이더를 설치해 사람과 사물 위치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각종 벤처 대회에 나갔다 하면 대상을 휩쓸고 투자를 받으며 인정을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제안하는 기술은 2018년 전 국민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통학 차량 어린이 방치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어린이집 등원 버스에 타 잠이든 아이는 어른들에게 발견되지 못해 숨졌다. 이후 정부는 '잠자는 아이 확인장치' 설치정책을 추진·의무화하고, 학부모에게 등원 후 알람이 가도록 하는 등 방안을 마련했다. 안타까운 사고는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국내 연평균 5명,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연평균 40명의 아이가 사망하고 있다.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자 전 세계적으로 차 안 잠든 아이 확인장치 시스템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레이더 센서가 에어백 같은 기본 옵션으로 장착돼 전 세계에서 생산이 진행돼야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시스템 의무화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해외에서 바뀐다면 따라가게 돼 있어 관련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창업하자마자 대기업의 문을 수차례 두드리며 기술을 제안한 그는 창업한지 1년도 채 안 됐던 2019년 대기업을 홀렸다. 현대모비스와 협력을 맺은 것. 협력관계는 현재진행형이다. 내후년 초 현대에서 생산되는 새로운 차종에 에이유가 함께 개발한 레이더 탑재를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독일 부품업체와 협력해 해외 납품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차량 진동? 사람 심박 수? 혼동 없이 확인한다

에이유가 개발하는 레이더는 차 안을 스캐닝해 사람과 사물의 위치를 전부 감지할 수 있다. 심장박동과 호흡을 추출해 사람과 사물을 구분한다. 담요를 덮고 있어도, 카시트에 가려져 있어도, 바닥에 떨어져 있어도 전부 탐지가 가능하다.

그는 "하나의 레이더로 다수의 사람을 동시 감지할 수 있고, 트렁크 어디 있는지까지도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면서 "사람 얼굴을 분석하지 않아 사생활 보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량의 미세한 진동은 레이더 사용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에이유는 차량 엔진 진동 제거 알고리즘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사람의 호흡과 심장박동 신호를 엔진 진동 잡신호와 분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의 위치정확도를 높였다.   

김 대표는 "해당 센서가 차량에 설치되면 차 시동이 꺼진지 수 분 후 사람을 감지한 레이더가 휴대전화 문자나 자동차 경적 등으로 알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유 레이더 센서의 강점은 차 안을 스캐닝해 사람과 사물위치를 전부 감지한다는 점. 담요를 덮고 있어도, 카시트에 가려져 있어도, 바닥에 떨어져있어도 사람 탐지가 가능하다.[사진=에이유 홈페이지]
에이유 레이더 센서의 강점은 차 안을 스캐닝해 사람과 사물위치를 전부 감지한다는 점. 담요를 덮고 있어도, 카시트에 가려져 있어도, 바닥에 떨어져있어도 사람 탐지가 가능하다.[사진=에이유 홈페이지]
김 대표는 해당 레이더기술을 자율주행 레이더로 확대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 레이더기술은 국내외 업체가 포화상태기 때문에 시도를 꺼렸으나, 협력사의 제안으로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차량 외부에 장착하는 자율주행 레이더도 국내외 대기업과 협력 체결이 완료된 상태다. 자율주행 레이더가 차별성을 가지려면 주변 타겟 데이터들을 빨리 인식하고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실험실연구, 이론 넘어 양산되는 것이 꿈이었죠"

자동차 업계와 협력 연구 및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에이유는 올해 10억 매출을 달성했다. 여러 성과가 하나씩 쌓여 만든 값진 성과다. 에이유는 연말을 앞두고 여러 업체와 입찰에도 성공해 프로젝트도 늘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 대표 꿈을 묻자 '양산'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실험실 연구가 실제 자동차에 탑재돼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보고 싶다는 것. 꽤 현실적인 꿈이지만 이 단계를 성공시키지 않으면 상용화 무대로 나갈 수 없으니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석박사 때 배웠던 것이 이론을 넘어 양산되는 것을 늘 꿈꿨다"며 양산이 끝나면 해외에서도 양산하는 것이 꿈이 될 것 같다. 실제로 해외업체와 일을 해보니 레이더를 단순 생산해 수출하는 것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산기지를 결국 해외에 만들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아 여러 가지 방안도 모색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유는 대전에 본사를, 
에이유는 대전에 본사를, 군포첨단산업단지에 지사를, 청주에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다. 사진은 에이유가 위치한 군포첨단산업단지의 건물. [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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