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설비 열악했던 솔젠트에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노하우 전수
생산량 73% 증가, 원가 55% 감소, 물류동선 34% 단축 효과
삼성 저력은 효율, 스피드···"38명 단톡방서 정보 수시 공유"
솔젠트는 지난 2월 말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허가를 받았다. 3월 초만 해도 생산량은 주당 5000개. 전 세계 수요 급증으로 생산량을 1만개까지 끌어올렸다. 진단키트 제조 공정은 조립, 이물검사, 캡 조립, 검수 등 13단계가 넘는다. 솔젠트는 공정 대다수를 수작업에 의존하고,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수출은 한계에 부딪혔다.
생산량 극대화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던 시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솔젠트를 찾았다. 박 장관은 "한국 진단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는 솔젠트에 어떤 도움을 드려야 할지 말씀을 듣고 중기부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석도수·유재형 솔젠트 공동 대표는 생산설비에 대한 지원과 정부의 수출 지원을 요청했다. 박영선 장관은 중기부-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떠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사업으로 2018년부터 매년 삼성전자와 정부가 100억원씩 부담해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박 장관은 김종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에게 솔젠트 현장 상황을 즉각 설명했다.
삼성 전문가들은 구분 관리를 위해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람 손으로 일일이 원자재·부자재·재공품·완제품 구분 관리를 해오던 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꿔버린 것이다. 실시간 재고관리를 위해 태블릿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라벨 검사·부착과 같은 공정을 자동화했다. 여기에 동선에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현관 이중문까지 다시 공사했다. 동선은 34% 단축하는 효과를 보였다. 공정 비효율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55% 원가 절감까지 따라왔다.
석도수 대표는 "삼성의 도움으로 제조 현장 혁신을 통한 '진단시약 기업'의 기본을 갖춰 생산성과 품질을 개선했다"면서 "이물검사 공정 제거, 포장공정 개선을 포함해 수작업 공정을 낮은 비용으로 자동화하면서 품질 안정화와 생산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38명 단톡방, 정보 수시 공유···"서로 해야 할 일 소통하면서 오너십 발휘"
석도수 대표는 "삼성의 저력은 현장을 진단하고 기업 사정에 맞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삼성의 스피드와 업무 프로세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석 대표는 "삼성을 포함해 금형·사출 협력회사 직원 38명이 포함된 단톡방을 통해 스피드 있게 업무를 공유하면서 삼성의 노하우를 체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종호 삼성전자 센터장은 "단톡방을 통한 소통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던 계기"라면서 "삼성, 솔젠트, 인탑스, 윤일정밀 직원들이 서로 해야 하는 일을 소통하면서 각자 오너십(ownership·주인의식)을 발휘했다"고 돌아봤다.
김 센터장은 "삼성뿐만 아니라 진단키트 튜브를 생산하는 기술을 지원한 인탑스, 윤일정밀 도움도 컸다"면서 "이번에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IT 산업의 디지털화, 스피드, 초정밀 기술을 바이오산업과 연결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유재형 대표는 "진단키트를 급박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신축 공장에서 정확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기술력을 인정받도록 하겠다"면서 "삼성이 달아준 날개를 활짝 펼치고 K-바이오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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