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 리더십 세운 교육자이자 개척자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평생 헌신
그는 한국 공학 교육과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헌신하며 한국이 기술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초석을 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1938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이 전 총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부터 서울대 화학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30년 넘게 후학을 길렀고 1990년 공과대학 학장을 거쳐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제22대 서울대 총장을 지냈다.
교육자이자 행정가로서의 행보는 대학을 넘어 국가 정책으로 이어졌다. 그는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돼 교육 개혁과 인재 정책을 총괄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과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이사장을 역임하며 과학기술계 원로로서 역할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이 전 총장은 한국공학한림원의 설립을 주도하며 한국 공학계의 기틀을 세운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95년 공학한림원을 공식 창립하고,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초대 회장으로 재임했다. 공학한림원은 학계·산업계·연구기관을 잇는 공학 싱크탱크로서 과학기술 정책 제안과 인재 양성 전략 수립의 중심에 서 있다.
그의 리더십은 공학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젊은 세대가 공학자의 길을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됐다. 그는 "공학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 속에서 창조를 지향하는 학문"이라며 "기술 발전이 사람 중심의 가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해왔다.
이 전 총장은 생의 말년까지도 과학기술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까지도 "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기술이며, 그 기술을 설계하는 건 공학자들"이라고 말하며 젊은 세대에게 공학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썼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은 부인 장성자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과 2남(이동주·이성주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며느리 임미란·이지영씨 등이 있다. 발인은 11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아산 선영이다.
홍재화 기자 h951009@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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