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 교사, 17년간 출전···올해 대상 1팀·장려상 2팀 발굴
토요발명교실로 발명 영재 키워 "과학기술은 곧 국력"

한 고등학교 교사는 어렸을 적 언론사에 그림 작품을 내놓았고 장려상을 받게 된다. 그 기억은 교사에게 지금까지도 그림을 잘 그린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발명에도 일가견이 있던 그는 현재 고등학교 과학 교사이자, 청소년들의 호기심 발굴에 전념하고 있다. "제가 그림상을 받고 지금까지 자부심이 있는 것처럼, 아이들도 에디슨이라고 해주면 그 기억 하나가 자신의 가치가 돼요." 제20회 모형 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이하 솔라카대회) 1등팀 지도교사 배준영 대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교사다.   

배 선생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솔라카대회 첫 참가 당시, 중학생 우승팀을 보고 의지를 불태운 것이 어느덧 17년 전이라고 되돌아봤다. 이후 그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대회에 참가했다. 그간 수상경력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올해는 배 선생 지도하에 총 16팀이 출전했다. 그 가운데 대상 한국교원대 부설고 시그마(학생 이주영)팀과 장려상 대전탄방중·괴정중 명랑핫솔라(학생 곽나원, 정용규)팀·대전노은중 미르(학생 박찬솔, 백승호)팀을 배출했다.

그에게 솔라카대회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10여년 전, 방황하던 제자를 솔라카대회 출전으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준 것이다. 해당 학생은 현재 자동차딜러로 성장했다고 한다. 

배 선생은 "학교에 적응 못 하는 학생들을 발명으로 지도해서 끌어안고 졸업시켰던 것이 가장 뿌듯하다"며 "스스로가 성적 외에도 잘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줌으로써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준영 교사가 운영하는 토요발명교실에서 학생들이 솔라카 제작에 열을 가하고 있다. 배준영 교사는 올해로 20회를 맞는 솔라카 대회에 17년 째 참가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배준영 교사가 운영하는 토요발명교실에서 학생들이 솔라카 제작에 열을 가하고 있다. 배준영 교사는 올해로 20회를 맞는 솔라카 대회에 17년 째 참가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배준영 교사가 지도 학생의 솔라카 제작 과정을 도와주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배준영 교사가 지도 학생의 솔라카 제작 과정을 도와주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솔라카 제작을 끝낸 학생들이 시범 운행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솔라카 제작을 끝낸 학생들이 시범 운행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 단순 모임에서 국무총리상까지···"묵묵히 걷는다"

배 선생은 한 달에 한 번씩 10회 과정의 토요발명교실을 운영 중이다. 본교 학생들뿐만 아닌, 대전 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의 학년이 바뀌어도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나가고자 팀을 꾸려 봉사활동을 다니고, 지역 아동센터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서울, 과천 등 과학관 투어도 마다 않는다. 같은 과학 교사인 아내(강선옥 前 대전둔산중학교 교사)와 이러한 활동을 약 12년 동안 진행해왔다.

수년의 세월 간 과학 길라잡이 역할을 한 그의 첫 시작은 단순한 발명 모임이었다. 초등학생 다섯여명을 대상으로 한 창의 지도 수업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이후 당시 재직하던 학교(대전전자디자인고등학교)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토요발명교실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배 선생 부부가 교육한 아이들은 발명왕 대회 1등은 물론, 국무총리상 수상과 해외연수도 다수 경험했다. 최근에는 발명과 창업이 연계된 대회가 많아, 향후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관련 지도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대전시 지원을 받고 있는 과학동호회연합회 회장도 배 선생이 맡고 있다. 그중 로봇사랑동호회(총 7개 동호회)를 주 담당하고 있는 배 선생과 그를 따르는 제자들은 지금까지도 약 9년간 주기적으로 활동을 기록하고 소통하고 있다.  

◆ "과학기술 있어야 나라가 산다"

배준영 대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교사. 그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호기심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스스로 다짐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배준영 대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교사. 그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호기심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스스로 다짐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아이던 어른이던 누구나 호기심을 갖고 있어요. 저는 그걸 끌어올려 주는 것뿐이죠. 부모 동반 수업을 할 땐 부모님들이 아이들보다 더 즐거워해요. 얼마 만에 책상에 앉아보는 거냐며(웃음). 이런 광경들이 제 지난 일생이자 앞으로의 미래에요."(배준영 대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교사)  

배 선생은 내년이 정년퇴직이다. 퇴직 후 계획에 대해 묻자 과거 10여년을 제주에서 교직 생활했던 기억이 좋아, 아내와 함께 제주로 가 보육센터에서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답했다(참고로 아내와 배 선생은 제주 교직 생활 당시 만났다). 

그는 앞으로 남은 평생도 과학지도에 힘쓸 것을 스스로 다짐했다. 과학기술이 있어야만 기업과 나라가 산다는 이유에서다. 배 선생은 "호기심은 모든 과학적 사고에 기반이 되는 활동이기에, 그것을 발굴하고 키워주는 역할을 하며 나라 발전에 공헌한다는 가치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발명에는 답이 없다"면서 "자기가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고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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