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미국 NIAID 29일 화상회의 개최
파우치 "한국, 국민 협조로 감염병 통제" 덕담
정은경 "mRNA 백신 연구 협력 나서자" 제안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이 29일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백신·치료제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과학'을 근거로 방역을 진두지휘했던 한·미 수장이 첫 만남을 가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화상회의를 가졌다. 두 사람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함께 이름을 올린 코로나19 방역 영웅이다. 

29일 정 청장과 파우치 소장은 양국의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백신·치료제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정 청장은 파우치 소장에게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선제적 검사 전략을 공유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설명하고, 파우치 소장과 의견을 교환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한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낮게 유지하고 매우 잘 통제하는 방역 모범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은 정부 권유사항을 일관되게 협조해주는 반면 미국은 50개 주마다 주정부의 대응과 국민들의 협조에 차이가 있어 방역에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파우치 소장은 1984년부터 NIAID를 이끌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올해의 10대 과학 인물'로 파우치 소장을 뽑으며 '과학의 수호자'라는 칭호를 붙였다. 코로나19 관련 미국 내 잘못된 정보 유포에 맞서 대중에게 과학과 근거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한 배경에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파우치 소장 유임과 대통령 수석 의료자문관 보직을 요청했고, 이를 파우치 소장이 받아들였다. 파우치 소장은 차기 행정부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화상회의에선 한국이 뒤처져 있는 백신 기술에 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정 청장은 미국 화이자(Pfizer), 모더나(Moderna)가 주도하는 mRNA(메신저 RNA) 기술 협력을 위해 인력 교류 등을 지속 협의하자고 제안했고 파우치 소장은 이에 공감했다. 앞으로 양국은 ▲백신·치료제 기술협력과 공동 임상연구 등 감염병 연구 협력 ▲감염병 관련 분야 양국 간 정례적 협의체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전문가 그룹 간 정례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구 협력을 위해 양국 감염병 연구소 간 의향서(Letter of Interest) 체결 등 후속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장도 함께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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