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20일 표준 플랫폼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
탑재체, 기업과 출연연 참여로 국산화·산업 인프라 갖춰
위성 개발 시간과 비용 대폭 단축, 경쟁력 제고
KAIST 인공위성연, 차세대소형위성 국산화율 95%

오는 20일 발사 예정인 차세대중형위성1호. 중형위성 표준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며 우리나라는 500kg 위성을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게되며 우리나라 위성 산업 인프라도 탄탄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오는 20일 발사 예정인 차세대중형위성1호. 중형위성 표준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며 우리나라는 500kg 위성을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게되며 우리나라 위성 산업 인프라도 탄탄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3월 차세대중형위성 1호,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22년 상반기 차세대중형위성 2호와 누리호 2차 발사, 22년 하반기 차세대소형위성 2호, 다목적위성인 아리랑위성 3호와 4호  발사 등···.

올해와 내년, 한국의 우주진출 계획이다. 발사체부터 차세대 인공위성까지 정부와 민간의 공동연구 성과를 통해 우주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각국의 우주탐사가 활발한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우주 탐사를 위해 차근차근 기술을 축적하며 전진 중이다. 또 한화와 쎄트렉아이, 한컴과 어썸텍 등 대기업과 우주기술 첨단 벤처들의 협력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한국이 우주 강국들과 기술 격차를 줄이며 산업인프라도 탄탄해지는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 가장 먼저 우주로 출발하는 차세대중형위성 1호. 오는 20일 12시 7분(한국시간 같은 날 오후 3시 7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이는 500kg 정밀지상관측용 저궤도 실용급 위성이다. 발사 후 고도 497.8km의 궤도에서 약 2개월의 초기운영 과정을 거쳐 2021년 6월이후부터 본격적인 정밀지상관측영상을 제공하게 된다. 임무 수명은 4년이다.

◆ 중형 위성 플랫폼 독자 개발, 위성 찍어낸다

차세대중형위성 개발 사업은 1단계와 2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는 500kg급 표준형 위성 플랫폼 확보(본체)와 정밀지상관측용(흑백0.5m급, 칼라 2.0m급) 중형위성 2기(1호, 2호)를 국내기술로 독자 개발하는 계획이다. 2015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1579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의 가장 핵심은 중형급 위성의 표준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표준 플랫폼 기술이 확보되면 기본 구성은 설계 변경 없이(또는 최소 변경으로) 500kg급 중형위성을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된다. 탑재체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며 위성을 자판기로 찍어내듯 만들 수 있어 제작 비용,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3월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에 이어 내년 상반기 2호가 발사된다. 

2단계는 표준 플랫폼을 통해 중형위성 3기(3호 우주과학·기술검증, 4호 광역 농·산림 관측, 5호 수자원·재난재해관리)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플랫폼 기술이 확보되며 3호는 23년 하반기 한국형발사체로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4호 역시 23년 하반기, 5호는 25년 하반기에 발사된다. 

항우연에 의하면 탑재체도 국내 고유 모델로 개발했다. 국내외 수요가 많은 50cm급 광학탑재체를 비롯해 반사경(표준연), 광구조체(데크항공), 광전자부(한화시스템), 영상자료 처리장치(루미르), X-밴드 전송기와 안테나(제노코, 극동), 열제어 장치(두원) 등을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체에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항우연 관계자에 의하면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위성)의 광학탑재체 부품은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됐다. 반면, 차세대중형위성1호기 탑재체는 광검출기(CCD)를 제외한 모두를 국내에서 자체 개발해 조달했다. 

독자 플랫폼과 정밀광학탑재체 국산화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중형급 위성분야에서 세계 최고 실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동급 위성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일본 동급 위성의 59%, 페루 위성 29% 수준의 저비용으로 위성 개발이 가능하다. 개발 기간도 평균 6~7년 걸리는 것에 비해 3년 정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강점은 민간 참여 확대로 국내 우주산업 인프라가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차세대중형위성 1단계 사업을 통해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하며 2단계부터 산업체가 주도하게 된다. 이를 통해 국내 우주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 차세대소형위성도 국내 기술 95%

차세대소형위성도 국산화가 한창이다. 100kg전후의 소형위성은 재해재난 등 국가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해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스페이스 X의 일론 머스크는 2018년 소형위성 첫 발사 이후 지금까지 1000기 이상을 쏘아 올렸다. 오는 20년대 중반까지 1만2000여기를 발사해 지구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스타링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소형위성에 주목, 2018년 12월 차세대소형위성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렸다. 우주핵심기술 검증과 우주과학연구, 인력양성, 소형화, 모듈화, 표준화를 목표로 개발했다. 개발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를 주관연구기관으로 KAIST 물리학과, 한국천문연구원, 쎄트렉아이, AP 우주항공, 져스텍, 파이버프로 등이 참여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차세대소형위성 개발을 맡고 있다. 2018년 차세대소형위성 1호 발사에 이어 현재 차세대소형위성2호와 군집시스템 11기를 개발 중이다. 사진 위는 국내 위성기술이 집약된 우리별 3호(사진 왼쪽 권세진 소장, 오른쪽 이상현 박사), 사진 아래는 차세대소형위성 1호.[사진= 길애경 기자]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차세대소형위성 개발을 맡고 있다. 2018년 차세대소형위성 1호 발사에 이어 현재 차세대소형위성2호와 군집시스템 11기를 개발 중이다. 사진 위는 국내 위성기술이 집약된 우리별 3호(사진 왼쪽 권세진 소장, 오른쪽 이상현 박사), 사진 아래는 차세대소형위성 1호.[사진= 길애경 기자]
현재 KAIST 인공위성연구소를 중심으로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초소형위성 군집시스템 11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상현 인공위성연구소 박사에 의하면 차세대소형위성은 소재를 알루미늄이 아닌 마그네슘을 활용, 무게를 40%정도 줄였다. 또 열, 마찰 등 내구성 강화를 위해 모듈화하면서 표준화에도 성공했다. 이 박사는 "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90%정도 국산화에 성공했다면 2호는 영상레이더 시스템 기술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95% 정도 국산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산업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으면 부품을 외국에서 또 사와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힘을 모아 국산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우연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우주에는 2666여개의 인공위성이 운용 중이다. 저궤도 위성이 1918개로 가장 많고, 중궤도 135개, 정지궤도 554개, 타원궤도 59개 등이다. 미국이 1327개, 중국 363개, 러시아 169개, 일본 80개, 인도 60개, 한국 16개, 기타 651개 등으로 우주기술 강국들의 순위와 무관하지 않다. 

권세진 KAIST 인공위성연구소장은 "우주기술 분야 산업 인프라가 만들어지며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이 세계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최적기를 맞았다. 올해 하반기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우주진출 붐이 조성될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가 우주기술 아젠다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우주프로그램을 만들고 예산을 줄이면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우주기술은 국방으로 시작되는데 우리는 ADD와 항우연이 소통하지 않으면서 우주기술 발전도 더뎌졌다"면서 "미국, 중국 등에 비해 우리나라가 후발주자이지만 양 기관이 손을 맞잡고 연구를 하면 기술 간격을 좁힐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산업기술은 세계적이다. 협력하면 단기간에 기술 격차를 단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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