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VI융합연구단, 작년 6월 'HK 이노엔'에 기술이전
28일 식약처에 시험계획서 제출, 논문 발표도 준비 중
영장류 비임상 시험에서 뛰어난 효능···"변종에도 끄떡없어"

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CEVI융합연구단)이 개발해 HK inno.N(대표 강석희)에 기술이전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IN-B009)이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다. 

HK 이노엔은 지난 28일 임상 1상 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식약처 승인 절차 후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 후보물질의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백신 후보물질은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제조해 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대표적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벡터백신, 모더나·화이자의 mRNA 백신과 달리 전통적인 단백질 기반의 백신으로, 안전성 면에서 뛰어나다.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숙주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단백질(사스코로나바이러스-2 표면의 돌기)을 제작했다. 예컨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스파이크단백질로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내 침투, 감염을 유발한다. 

연구진은 그간의 특허기술을 활용해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분인 RBD(Receptor Binding Domain)를 항원으로 한 단백질 백신을 제조했다.  

이 단백질 백신을 주사하면 향후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무력화시키는 항체, 즉 중화항체가 생성된다. 연구팀은 신규 특허 기술을 개발해 백신의 중화항체 생성률을 높였으며, 세포성 면역 활성도 강화시켰다.  

이렇게 개발된 백신 후보물질은 안전성평가연구소 영장류 비임상 시험 결과, 백신이 투입된 백신 접종군은 혈청학적·조직병리학적 검사에서 모두 적정 판단이 나왔다.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또한 영국, 남아공 등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시험한 결과 연구진의 중화항체가 변이 바이러스에 확실히 대응함을 확인했다. 

이같은 백신 후보물질은 코로나19가 국내에 발발한 지난해 1월 말부터 5월까지 약 4개월 만의 쾌거다. 2016년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이후 약 5년간 연구진이 개발한 '고효능 백신 개발 신규 플랫폼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성준 바이러스 예방팀장은 "고효능 백신 개발 신규 플랫폼 기술 개발로 이번 코로나19에 대응할 백신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었다"며 "이 백신 개발 플랫폼으로 향후 코로나19 변이, 다른 신·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새로운 백신 후보물질의 우수성을 입증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혜 화학연 원장은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갖춘 신규 코로나19 백신의 국산화를 통해 국민 건강과 안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CEVI융합연구단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등 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연구단이다.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해 작년 6월 inno.N에 기술이전 했으며 이후 HK 이노엔과 함께 약효·전임상 연구를 공동진행해왔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사업,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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