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하용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병원장
응급의료환자·퇴행성질환 환자 특화 의료 서비스 계획
수젠텍 진단키트 수출 기여, 병원·연구기관·기업 등 유기적 협력 강조

김하용 대전을지대학교병원장은 코로나19 극복과 지역사회 의료 실현을 위해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사진=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김하용 대전을지대학교병원장은 코로나19 극복과 지역사회 의료 실현을 위해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사진=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1981년 4월 23일, 을지재단의 병원이 대전에 설립됐다. 지금은 누구나 둔산동에 위치한 '을지대학교병원'을 떠올리지만, 당시 첫 출발은 목동의 '대전을지병원'이었다. 이후 병원의 이름도 바뀌고, 2004년 둔산동으로 대대적인 이사를 진행하며 대전의 대표 사립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어느덧 개원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이하 을지대병원)이지만 분위기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을지대병원 역시 방역최전선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 의료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을 소화하고 있는 을지대병원. 김하용 을지대병원장(이하 원장)은 바쁜 일정 속 위기 극복과 함께 병원으로서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위한 을지대병원만의 인프라

병원은 공통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각각의 특장점이 있기 마련이다. 을지대병원의 다양한 모습 가운데 김 원장이 꼽은 장점은 을지대병원을 함께 만들어가는 교직원들이다. 

김 원장은 "특정 지역이나 의과대학과 연계된 병원의 경우 해당 출신으로 의료진이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라며 "을지대병원은 이와 반대로 을지대, 충남대를 비롯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부터 충북대, 전남대 등까지 전국 각지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같은 지역이나 학교 출신이 많은 경우 끈끈한 내부의 단합력이 장점이라면 우리와 같이 다양한 곳에서 모인 구성원들은 다양한 곳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교수진뿐만 아니라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등 을지대병원을 구성하는 모든 교직원들 역시 의료교육 및 인성교육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환자들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의료기술과 장비 역시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다빈치 수술로봇, PET/CT를 이용한 미세암 진단, 인체 동작 분석 검사를 이용한 뇌성마비 아동 수술, 수술실 CR C-Arm 등은 을지대병원이 지역최초로 도입한 기술과 장비들이다. 또한 최초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도입함으로써 을지대병원 자체의 의료수준뿐만 아니라 지역의료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은 다양한 수술로봇 및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며 최고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이어나가고 있다.[사진=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은 다양한 수술로봇 및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며 최고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이어나가고 있다.[사진=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 응급의료환자 '골든타임' 놓치지 않는다

을지대병원이 현재 중점적으로 특화하고자 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응급의료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다. 응급의료 상황은 중증 외상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발생 초기부터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를 뜻한다. 즉 제때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을지대병원은 대전지역에서 유일하게 권역외상센터가 위치한 병원이다. 권역외상센터는 응급의료센터의 상위개념으로 교통사고, 추락, 총상 등 중증 외상을 입은 응급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시설을 의미한다.

김 원장은 "응급의료 환자는 '골든타임(Golden Time)'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을지대병원은 24시간 외상 전문의들이 대기하고 있고, 심뇌혈관질환 같은 중증 질환도 지체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만성과 노인성 질환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퇴행성 질환 역시 늘어나고 있고, 노년시기에 3~4개의 질병을 앓는 것이 흔해지고 있다. 이에 퇴행성 질환들을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진료체계 및 의료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2016년 확장 이전한 암센터를 보다 활성화해 암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은 2004년 목동에서 둔산동으로 이사해 현재 위치에 자리잡았다.[사진=을지대학교 병원 제공]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은 2004년 목동에서 둔산동으로 이사해 현재 위치에 자리잡았다.[사진=을지대학교 병원 제공]

◆ 의료인들의 로망? KAIST와 연구 협력

김하용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군의관으로 여수애양병원에서 근무하며 당시 나병 환자들을 진료했다. 나병 환자들이 없어진 후 병원은 정형외과로 바뀌었고, 김 원장은 소아정형환자들을 담당했다.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로 대전에 온 것은 1997년이다.

김 원장이 대전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 중 하나는 '연구'였다. 특히 KAIST와의 연구 협력은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로망 중 하나였다. 실제 공동연구는 물론 논문도 작성하기도 했다.

비단 KAIST만 있는 건 아니었다. 김 원장은 "대전은 을지대, 충남대, 건양대의 3대 대학병원을 비롯해 대덕연구단지, 바이오벤처기업 등이 위치해 있어 인프라 자체가 우수하다"라며 "일부 지역적인 한계도 존재하지만, 유기적인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 대표 바이오헬스케어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당일에도 큰 수술을 집도한 김하용 원장.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로 1997년 대전을지대학교병원에 합류 한 김하용 원장은 2018년 12월 제16대 병원장으로 취임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인터뷰 당일에도 큰 수술을 집도한 김하용 원장.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로 1997년 대전을지대학교병원에 합류 한 김하용 원장은 2018년 12월 제16대 병원장으로 취임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이를 위해 을지대병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대전시가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후 사업 중 인체유래물은행 공동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7월 8일 유방암 조기진단키트 기업에 인체유래물을 첫 분양했으며, 현재 냉동보관 시설 확장 및 검체 수집 자동화 등을 통해 더 체계적인 시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과의 협업 역시 성과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전의 바이오기업들이 뻗어나가는 가운데, 수젠텍의 수출용 허가 과정에 을지대병원이 조력자가 됐다. 을지대병원은 IRB 심의 신청부터 식약처 보고서 제출, 수출 허가 승인까지 모든 과정에 신속하게 협력하며 수젠텍의 키트가 세계로 수출되는데 기여했다.

을지대병원은 수젠텍뿐만 아니라 바이오니아, 파멥신, 이앤에스헬스케어, 지노믹트리 등과 같은 바이오기업은 물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등 연구기관과 임상시험 및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김하용 원장은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자랑으로 의료진을 꼽았다.[사진=이원희 기자]
김하용 원장은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자랑으로 의료진을 꼽았다.[사진=이원희 기자]

이외에도 대전테크노파크 BIO융합센터와의 특구사업 협력, 메디컬 R&D 포럼 및 심포지엄 개최, 충남대병원에서 진행하는 중부권 바이오클러스터 참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와의 MOU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진행 중이다.

"현재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사태로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을지대병원은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이라는 설립이념을 토대로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의료를 위해 책임을 다할 계획입니다. 또한 대전이 바이오헬스케어의 으뜸 도시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병원과 연구소, 기업들 간의 협력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본 기사는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와 함께 준비한 기사로 센터 소식지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