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준석 POSTECH 교수팀 웨어러블 가스 센서 개발
센서 크기 0.3mm 불과...미래 광학소자 메타표면 활용

웨어러블 가스 센서를 배관 등에 붙이면 3차원 공간에 가스 탐지 표시가 뜬다. [사진=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제공]
웨어러블 가스 센서를 배관 등에 붙이면 3차원 공간에 가스 탐지 표시가 뜬다. [사진=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가스 누출을 눈으로 탐지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 가스 배관 등에 센서를 붙이면 공간이나 벽면상에 알람 신호가 뜨는 기술이다. 기존 센서는 가스를 탐지하면 소리로 경고했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소리 탐지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유해가스를 홀로그램 형태의 시각 알람으로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홀로그램은 3차원으로 된 입체 사진으로 실물처럼 입체적으로 보인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0.3mm 크기로 활용 가능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가스 탐지는 산업, 보건, 환경, 군사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특히 공장 유해가스 유출, 보일러 일산화탄소 유출, 맨홀 청소 도중 유해 가스 흡입으로 인명피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센서 기술의 필요성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가스 센서는 보급률이 높지 않다. 복잡한 기계와 전자 장치로 이뤄져 있어 비용이 높은 이유 때문이다. 또 상용 가스 센서는 휴대성이 떨어지고 반응 속도가 느린 한계를 지니고 있다. 
 

노준석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팀. [사진=POSTECH 제공]
노준석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팀. [사진=POSTECH 제공]
POSTECH 연구진은 미래 광학 소자로 알려진 '메타표면'에 주목했다. 이 소자는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한 투명 망토를 구현할 수 있는 소자로도 알려져 있다. 메타 표면은 빛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양방향 홀로그램이나 3차원(3D) 영상 이미지를 전송하는데 활용된다. 

연구진은 메타표면을 활용해 가스가 외부에서 유입되면, 센서 소자 내부 액정 층에서 액정 분자 배열이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변화되는 편광 빛을 활용해 단 몇 초 만에 알람 형태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공간상에 띄울 수 있는 가스 센서를 개발한 것이다. 

이 센서는 200ppm 정도 극미량의 가스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보드 마커를 가스원으로 사용한 실제 실험에서 마커를 센서에 댄 순간 즉각 홀로그램 경고 알람이 뜨는 사실을 확인했다.

센서 차별성은 기존 상용 가스 센서와 달리 외부 복잡한 기계나 전자 장치의 도움이 필요 없다. 기존의 딱딱한 기판 위에서 가공되던 메타표면 구조를 곡면이나 유연 기판에서 한 번의 프린팅만으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이 공정을 통해 제작된 플렉서블 센서는 보안경에 스티커처럼 부착하면, 가스 센서와 마찬가지로 가스를 탐지, 홀로그램 알람을 띄울 수 있다. 이는 현재 애플, 삼성,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 활발히 개발 중인 안경 형태의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시스템과도 연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준석 POSTECH 교수는 "초소형 웨어러블 형태의 가스 센서는 기존의 청각이나 단순 불빛 알람 신호보다 더욱 직관적인 홀로그램 형태의 시각 알람을 제공한다"며 "주변 청각적, 시각적 잡음이 많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작업 환경에서 더욱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글로벌프론티어, RLRC 지역선도연구센터,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세종펠로우십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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