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넷 창립 20주년을 맞아 '독자의 편지' 를 준비했습니다. 2000년 초기부터 지켜보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독자의 마음,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독자 등 다양한 사연이 잔잔한 감동입니다. 앞으로 대덕넷이 더 노력하고 독자와 소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편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싣는 순서는 편지 도착순입니다. <편집자 편지>
대덕넷이라는 과학기술과 산업에 특화된 인터넷 언론 매체가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버텨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덕넷의 지난 20년 역사는 단단하게 닫혀만 있던 과학계가 서로를 알아가며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낸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1984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만 연구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한 중요한 변화 중 하나가 연구 문화입니다.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연구하는 분야 외에는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다른 데 관심 두지 않고 자기 연구실에서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좋은 연구자의 태도로 여겨지는 때였습니다. 내 분야 논문을 꾸준하게 찾아 읽는 것과 1년에 두 번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여 발표를 듣는 것이 주요한 정보 공급이었습니다. 연구소 내 다른 부서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도 잘 몰랐으니, 다른 기관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공들여 알아보기 전에는 알 수도, 알 필요도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알 방법이 별로 없으니까 관심을 가질 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협력연구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덕넷이 창간되면서 대덕연구단지의 소식들이 규칙적으로 정확하게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연구 성과는 물론 실험실과 사람들 소개, R&D 관련 유용한 정보뿐 아니라 지역 맛집 정보까지, 정보의 폭도 넓어지고 과학 관련 기사의 전문성도 점점 좋아졌습니다. 크게 애쓰지 않아도 내 자리에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성과나 트랜드 그리고 연구자들을 알 수 있게 되었으니, 츨근 하면 대덕넷을 열어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습관은 제가 2002년 시작된 정부의 융합연구사업 프로그램 기획을 비롯하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등 여러 정책 활동을 참여할 수 있는 시야를 갖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산학연 협동 대형 연구과제를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기본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의 여러 활동에 대한 홍보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대덕넷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고, 시야를 넓히며, 협력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대덕넷을 통해서 전해지는 동료 과학기술인들의 소식을 보며, 때로는 자극받고, 때로는 동료 의식을 느끼고, 때로는 뜻을 같이하고, 연구나 사업을 같이 추진하는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아직도 부족하긴 하지만 대덕연구단지에 소통하고 협력하고 상생하는 문화가 지금 이만큼 만들어지는데에 대덕넷은 정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대덕넷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20년 대덕넷이 이룬 성과를 돌아보니, 대덕넷의 앞날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커집니다. 저는 요즘 대덕넷을 통해 여러 행사 소식을 알고 참여하며, 대덕넷을 통해 지인들의 근황도 확인합니다. 이처럼 대덕넷은 단순하게 소식만을 전하는 언론사가 아닙니다. 여러 분야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세미나와 강연 개최뿐 아니라 지역사회 소속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각종 행사 개최 등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덕넷은 대덕연구단지에서 시작했지만 그 파급력은 전국적입니다. 제가 국회에서 활동할 때 정부 부처가 스크랩해서 보내주는 관련 기사 모음보다 대덕넷을 먼저 보고 훨씬 자주 보았습니다. 일간지 기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대덕넷 기사를 다시 찾아본 적도 많습니다. 과학 관련 이슈가 생기면 다른 국회의원실에서도 대덕넷을 통해 과학기술계 반응을 모니터링할 정도로 과학기술 분야에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급력이 높은 과학기술 전문 언론이자 지역사회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한 대덕넷이 이룬 성과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과학기술인들의 행복을 위한 대덕넷의 앞으로의 20년을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대덕넷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대덕넷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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