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국제과학로1 중이온가속기 '라온' 건설 현장. 1조5000억원 상당의 초대형 중이온가속기 구축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당초 세 차례나 기본계획을 변경하며 올해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고에너지 가속장치 확보와 제작, R&D(연구개발) 등의 문제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권면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장은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고에너지가속구간 구축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중이온가속기는 말 그대로 무거운 이온을 가속시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장치다. 방사광·양성자·중입자가속기와 달리 원소 중 가장 무거운 이온으로 알려진 우라늄(uranium, U)까지 모든 이온을 가속할 수 있다. 그렇게 생성된 희귀동위원소는 주로 기초연구에 활용돼 물질의 기원, 우주 생성 원리 등을 밝혀내는 데 사용된다.
기존 중이온 가속기는 가벼운 이온을 가속해 무거운 표적에 충돌시키는 생성 장치 ISOL(Isotope Separation OnLine)과 그 반대인 IF(In-flight Fragmentation) 중 하나만을 장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라온의 중이온가속기는 이 두 개를 모두 갖고 있다. 세계 최초다.
라온의 저에너지가속구간은 올해 상반기까지 구축을 완료해 내년 중반부턴 실제 실험에 응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R&D 등의 문제로 구축 지연되고 있는 고에너지가속구간은 실사용까지 2~3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단장은 "아무도 안 해봤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 많지만, 세계 모든 대형 프로젝트들도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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