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이연경, 바이오벤처 자금조달 등 재무관리
루센트블록·오름테라퓨틱은 최근 안명숙·김재원 영입
'CFO 대부'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부사장, 생태계 조성

왼쪽부터 김영길 바이오오케스트라 전무, 이연경 와이바이오로직스 상무, 안명숙 루센트블록 총괄이사.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와이바이오로직스·루센트블록 제공]
왼쪽부터 김영길 바이오오케스트라 전무, 이연경 와이바이오로직스 상무, 안명숙 루센트블록 총괄이사.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와이바이오로직스·루센트블록 제공]
지역 내 딥테크(Deep Tech) 기업들이 금융맨 영입에 나섰다. CFO(최고재무책임자) 영입을 통해 체계적 재무 관리는 물론 자금 조달, 기술 특례 상장 등을 준비 중이다. 기업별 영입 목적은 다르지만, 대덕 딥테크 기업이 지닌 잠재력을 보고 제도권 인사들이 지역으로 향하는 공통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회계 전문가들이 대덕 딥테크 기업에 자리를 잡고 맹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영길 바이오오케스트라 전무, 이연경 와이바이오로직스 상무 등이다. 이달 초에는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소를 준비 중인 '루센트블록'이 안명숙 전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을 총괄이사로 영입했다.

김영길 전무는 삼정KPMG 회계사 출신이다. 그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회계사로 일하면서 국내 상장기업이 국제 회계 기준을 도입할 수 있도록 컨설팅했다. 이와 함께 재무적 내부통제제도를 구축해 기업의 회계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 검증하는 일을 했다. 

그러던 김 전무는 2014년 대덕 바이오벤처 제노포커스로 영입됐다. 그는 2020년 5월까지 제노포커스의 자금 조달, 종속회사 인수, 신약 개발 회사 설립, 상장 등을 이끌었다. 2020년 6월부터는 퇴행성 뇌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오케스트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기존 재무·회계 업무뿐만 아니라 바이오 전문성을 쌓아 대외 커뮤니케이션까지 주도하고 있다.

이연경 상무는 2002년부터 16년간 한국투자증권에서 IPO(기업공개) 담당 부서에서 근무했다. IPO는 기업의 외부 투자자들에 대한 첫 주식 공매를 일컫는다. 기업은 IPO를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기업의 내재가치 등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해선 IPO 전문가가 필요하다. 

와이바이오는 2012년부터 이 상무에게 IPO에 필요한 재무·법적 절차 등을 문의해왔다. 그러던 중 회사의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이 상무를 영입했다. 와이바이오는 항체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항체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지닌다. 인간항체 라이브러리를 독자 구축했고, 라이브러리에는 인간 항체 1000억종이 포함돼 있다. 현재 와이바이오는 연내 상장을 목표 중이다. 

예비 유니콘으로 평가되는 루센트블록도 최근 안명숙 전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을 부동산 총괄이사로 영입했다. 그는 부동산 기자, 정보회사, 부동산투자회사 등을 거치며 25년 이상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했다. 루센트블록은 주식처럼 단돈 1만원으로 부동산을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거래소를 준비 중이다.

오름테라퓨틱도 최근 뉴욕 소재 시티은행 산하 헬스케어인베스트먼트뱅킹팀 김재원 전무를 CFO로 영입했다. 10년 이상 미국 투자은행(IB)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로 자금 운용의 방향성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CFO 대부'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부사장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부사장(CFO).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부사장(CFO).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지역 기업에서 CFO를 속속 영입하면서 몇 년 전부터 자발적 커뮤니티도 태동했다. 재무와 인사 분야에서 겪는 일들을 공유하고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2016년부터 대전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 중심으로 꾸려진 이 네트워크는 현재 28개 기업까지 늘어났다. 

커뮤니티 중심에는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CFO(부사장)가 있다. 박 부사장은 김영길 전무, 서정길 미래에셋대우 과장과 함께 몇 해 전부터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그는 대전 바이오벤처 업계에서 'CFO 대부'로 불린다. 기업 간 연합전선을 구축해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는 배경에서다. 이 커뮤니티에선 매년 대전 바이오벤처 연봉, 보상 제도를 조사해 회원사에 공유하며 바이오 생태계를 진화시키고 있다.

CFO 커뮤니티는 자금 조달 관리, 평가·보상 체계뿐만 아니라 기업 내 애로사항을 함께 터놓고 해법을 모색하는 장으로 진화했다. 최근 카카오톡 채팅방에선 해외 연구 법인 설립에 필요한 재무·법률 자문 등을 문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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