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황응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홍보실 전문 연구원
태양에너지 핵융합 원리를 이용한 미래 에너지
후발주자 한국 ,직접 개발한 시설로 초고온 플라즈마 성공

한국형 핵융합로 KSTAR 가열장치(ECH)를 점검하고 있는 연구원들 모습.[사진= 황응준 연구원]
한국형 핵융합로 KSTAR 가열장치(ECH)를 점검하고 있는 연구원들 모습.[사진= 황응준 연구원]
점점 잦아지는 기상이변, 지구 온난화가 주범이다. 이 땅에서 겁 없이 빌려 쓴 화석연료들이 이제는 우리의 숨통을 조여온다. '2050년도 탄소 중립'은 가능할까. 친환경 에너지 개발이 절실한 실점이다. 과학기술만이 그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토카막 내 진공용기의 타일부착전 모습.[사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토카막 내 진공용기의 타일부착전 모습.[사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오염없이 지속될 수 있는 에너지. 태양에너지는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이 가진 궁금증이었다. 1911년 핵이 발견되고 1932년 중성자가 확인되며 과학자들은 태양에너지가 핵융합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태양의 원리를 모사한 핵융합 발전에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1950년대부터로 알려진다.

인공태양, 핵융합 발전은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300초 이상 유지해야 활용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초전도체, 초고진공 등 시설과 소재, 기반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막대한 예산, 인력도 필수다. 모든 면에서 난제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핵융합 연구가 활성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나라는 국가핵융합연구소(현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1995년무렵부터 핵융합 연구를 시작했다. 2007년에는 국내 기술로 대덕연구단지 내에 KSTAR(차세대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를 완성했다. 토카막 방식으로 한국형 인공태양 시설이다. KSTAR는 2008년 첫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데 성공한다. 지난해에는 2만5900여번의 실험을 통해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핵융합 발전 상용화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진공용기 6번 섹터 직립화 작업 모습.[사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진공용기 6번 섹터 직립화 작업 모습.[사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프랑스 카다라쉬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EU,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한국이 참여해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한참 후발주자였다. 우리나라는 국제핵융합실험로의 축소판을 우리가 먼저 짓고 실험 후  실력을 갖추고 ITER에 가입한다는 '중간진입전략'이 주효하며 2003년부터 합류했다. 

KSTAR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며 ITER에도 토카막 핵융합로 방식이 그대로 적용됐다. 핵융합 연구의 후발주자였던 한국이 가장 주도적 국가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국내 연구자들이 ITER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토카막 진공용기 9개 섹터 중 첫번째인 6번 섹터를 국내기업에서 제작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과학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7월 ITER 장치조립에 이어 초고온 플라즈마를 담을 토카막 진공용기 조립이 시작됐다. 약 4년 뒤 2025년에는 1억도의 첫 플라즈마 발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STAR의 초전도자석에 헬륨을 분배하는 ‘헬륨분배장치’를 살펴보고 있는 연구진.[사진= 황응준 연구원]
     KSTAR의 초전도자석에 헬륨을 분배하는 ‘헬륨분배장치’를 살펴보고 있는 연구진.[사진= 황응준 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연구본부 고성능플라즈마연구부 김웅채 부장.[사진= 황응준 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연구본부 고성능플라즈마연구부 김웅채 부장.[사진= 황응준 연구원]
김웅채 부장은 초창기 KSTAR 개발 당시를 회고하며 말한다. 우리 연구진이 닥치는 대로 몸으로 부딪히며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이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자석 제작기술 보유는 물론 핵융합 관련 10대 원천기술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또 집념으로 일궈낸 무수한 실험이 '1억도 환경에서 초고온 플라즈마 20초 유지'라는 세계 최초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2021년 KSTAR 캠페인 시작을 앞두고, KSTAR 장치 점검을 마무리 중인 연구원들 모습.[사진= 황응준 연구원]
2021년 KSTAR 캠페인 시작을 앞두고, KSTAR 장치 점검을 마무리 중인 연구원들 모습.[사진= 황응준 연구원]
KSTAR 플라즈마 진단장치(엑스선이미지결정분광기)를 살펴보고 있는 연구원 모습.[사진= 황응준 연구원]
KSTAR 플라즈마 진단장치(엑스선이미지결정분광기)를 살펴보고 있는 연구원 모습.[사진= 황응준 연구원]
  
KSTAR(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사진= 황응준 연구원]
KSTAR(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사진= 황응준 연구원]
핵융합은 모든 종류의 지식이 필요한 거대종합과학이다. KSTAR 건설 당시부터 연구원과 대학을 비롯하여 많은 산업체들의 참여와 노력이 있었다. 그 귀한 경험이 ITER 건설과 운영에서도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의 비밀을 훔쳐 인공태양을 만들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병들어가는 지구를 살릴 수 있는 한 줄기 빛이 되기를 희망한다.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ITER 전경. 사진의 가운데 높은 건물 부분이 토카막.[사진= ITER]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ITER 전경. 사진의 가운데 높은 건물 부분이 토카막.[사진= 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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