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CES 2020에서 공개한 공 모형 인공지능 로봇 '볼리'(Ballie). 당시 새로운 시대 개막을 현장에서도 환영했다. [영상=이석봉 기자]

"AI is much more personal and predictive. When AI is involved, it creates something entirely new. This type of cutting-edge technology is coming to life in and around your home. You are at the center of all of our innovations. Now, we're going to show you what this looks like in a not too distant future."

"인공지능은 훨씬 더 개인화되고 예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AI가 관여되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죠. 이런 유형의 최첨단 기술이 여러분의 집 안과 주변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혁신의 중심에 있습니다. 지금, 미래가 멀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승현준(Sebastian Seung)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소장은 11일(현지시각) CES 2021 언론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을 소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자신감은 기술에서 나왔다. 삼성은 올해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제품군(群)을 넓혔다. 여기에 업사이클(재활용을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까지 고민하며 '환경과의 지속가능성'이란 철학까지 기술에 담았다. 삼성의 지난 1년 변화는 민간의 연구개발(R&D) 혁신 속도를 가늠케 했다. 

지난해 CES 2020 주인공은 단연 삼성의 AI 로봇 '볼리'(Ballie)였다. 볼리는 사람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지능형 로봇이다. 삼성은 볼리를 지능형 동반자 로봇이라고 했다. 방이 지저분하면 로봇 청소기를 작동시키고 건강 관리까지 돕는 기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서 볼리는 삼성 보유 기술이 집대성된 로봇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로봇 볼리와 함께 주목받았던 AI 기술이 NEON이었다. NEON은 AI 머신러닝과 그래픽 기술이 바탕이다. 기존 AI 음성비서와 달리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며 감정과 지능을 가졌다. NEON은 전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삼성전자의 '극비 프로젝트'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현장 전시 기간 부스에도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승현준(Sebastian Seung)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소장이 11일(현지시각) CES 2021에서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사진=CES 2021]
승현준(Sebastian Seung)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소장이 11일(현지시각) CES 2021에서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AI 기술 고도화, 제품 임팩트 다양화

삼성은 지난해 볼리처럼 압도적 임팩트를 지닌 기술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AI 기술을 고도화한 다수 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JetBot 90 AI+'(제트봇 90) 'Bot Care'(봇 케어) 'Bot Handy'(봇 핸디) 제품은 AI가 일상에 다가온 사실을 일깨웠다. 

지난해 소개한 웨어러블 로봇 'GEMS'(젬스)도 올해 배터리 효율과 착용성(Wearability)을 개선해 공개했다. 승 소장은 "GEMS는 임상 시험과 파일럿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며 "삼성은 GEMS를 여러분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JetBot 90 AI+는 청소 로봇이다. 위치 인식 기술과 사물을 식별하고 구분해 최적의 청소 동선을 짠다. 이와 함께 제트봇 안에 있는 AI, 카메라, 센서 기술로 애완동물 케어까지 가능하다. 승 소장은 "이 로봇은 장난감과 같은 물체에는 가까이 가서 청소를 하지만, 깨지기 쉬운 물체는 멀리 떨어진다"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은 라이다(LiDAR)와 3D 센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트봇 같은 로봇들은 여러분의 집으로 AI 기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BotCare는 일정 관리 로봇이다. 이 로봇은 사용자의 행동을 인식하고 이해하면서 동반자로서 역할을 목표하고 있다. 승 소장은 "BotCare는 당신의 일정과 습관을 알고 있고 일정들을 상기시킬 수 있다"며 "삶의 동반자(companion)으로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BotHandy는 일상 보조 로봇이다. 일상에서부터 유리컵, 세라믹 접시를 인지하는 AI 기술을 지녔다. 모양과 재료도 구분할 수 있다. 이 특성 때문에 식탁을 차리거나 식료품을 채울 수 있다.

승 소장은 "이 로봇들은 각각 여러분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면서 "로봇과 AI가 여러분에게 적응하고 여러분이 가정과 밖에서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여러분을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AI와 로봇 기술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핵심 요소로서 AI로 차세대 혁신을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 "삼성, 업사이클링 통해 기술 뒷단까지 고민"

삼성은 이날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TV에도 AI를 활용한 기술을 다수 공개했다. 또 가정에 있는 삼성 갤럭시폰을 업사이클링해 아기가 잘 자는지 확인하는 도구로 활용하면서, CES에서 강조하고 있는 지속가능성과 삼성의 비전을 부각시켰다. 

정원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수석은 지난해와 올해 삼성을 비교하며 AI 기술 고도화와 함께 기술 뒷단까지 고민하는 철학이 담겼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은 "지난해 삼성이 주목받았던 건 로봇 볼리 때문"이라면서 "당시 제품 디자인·성능보다도 삼성이 완제품이 아닌 컨셉만으로 제품을 들고나온 변화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시장 반응을 보고 제품화하겠다는 방식 자체가 기존 삼성 방식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로봇들이 대거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수석은 "특히 올해 주목할 점은 삼성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한 것"이라면서 "포장지 박스를 활용한 작은 가구나 삼성 갤럭시 폰을 업사이클링해 아기가 잘 자는지 모니터링하는 도구는 CES에서 강조되고 있는 지속가능성과 부합한다"고 했다. 그는 "삼성의 새로운 비전인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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