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서 참여한 바이오 전문가들 "R&D 성과 많은 곳에서"
맹필재 교수 "연구단지와 바이오벤처 많은 곳 적지"
대덕넷 주관·온라인 의견수렴 회의 열려

(왼쪽 위부터) 안성환 지노믹트릭 대표, 서경훈 이앤에스 헬스케어대표, 김장성 생명연 원장, (아랫줄 왼쪽부터) 문창용 전 과학산업국장, 정흥채 생명연 박사,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 [사진=온라인 화상회의 창 캡쳐]
(왼쪽 위부터) 안성환 지노믹트릭 대표, 서경훈 이앤에스 헬스케어대표, 김장성 생명연 원장, (아랫줄 왼쪽부터) 문창용 전 과학산업국장, 정흥채 생명연 박사,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 [사진=온라인 화상회의 창 캡쳐]
"연구 경험을 가진 교수, 연구소의 연구원, 박사들이 창업을 하는 특수한 분야가 바이오다. 그런 면에서 보면 연구소가 많고 학교가 많은 곳이 랩센트럴의 핵심 요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이오분야 전문가들이 한국형 랩센트럴 적지로 창업 수요가 풍부하고 그 수요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을 꼽았다.  

2월 내 중소벤처기업부 공모가 예정된 한국형 랩센트럴 사업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온라인 의견수렴 회의가 5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한국형 랩센트럴은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을 모델로 한다. 이는 유망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모여 공용 실험시설과 사무실을 이용한다.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이 가능한 IT업계처럼 아이디어만 가지고 와서 창업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날 온라인 토론은 미국 LA, 서울, 대전 등 각지에서 바이오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한국형랩센트럴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짐작케 했다. 토론에  앞서 김정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경영기획부장은 보스턴 랩센트럴을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랩센트럴이 만들어진 배경과 정보, 성과 등을 공유했다. 

김정석 부장은 "보스턴이 바이오 메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주 정부의 투자와 이어서 들어온 민간 자본이 따라왔기 때문이다. 특히, 주 정부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바이오 인프라 확충을 목적으로 랩센트럴을 설립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랩센트럴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바이오 산업에서 좀 더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창업에 걸리는 시간 6개월, 비용 15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 등 바이오 스타트업은 시작부터 쉽지 않다. 이를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성공과 실패를 검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정석 부장은 "이 방식은 마치 K-팝의 성공 스토리와 비슷하다. 연예 기획사는 경쟁적인 방식으로 후보를 선발해 훈련시키고, 그룹을 결성하고, 이 그룹에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음반사 등 모든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서 제공한다. 랩센트럴도 마찬가지다. 입주를 위해서는 최고로 유망한 스타트업의 초중기 활동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성장에 필요한 투자사, 변호사, 파트너, 멘토 등 네트워크는 자동적으로 제공된다. 기업이 연구에만 집중하게 할 수 있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랩센트럴 밑그림을 고민하는 다수의 참가자들의 의견들도 제기됐다. 특히, 랩센트럴은 창업 수요가 많은 곳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흥채 한국생명연구원 박사 역시 "최소 5년에서 10년 동안 랩을 이끌며 개발하고 고민한 연구가 좋은 성과를 낸다. 또 연구자 혼자 창업하는 경우는 없다"며 연구 수요와 R&D 성과가 풍부한 곳을 최적지로 꼽았다.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 대표는 "랩센트럴의 관건은 그 수요를 어떻게 부양하고 유지하고, 원하는 만큼 수요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느냐다"고 공감하며 "창업하기 어려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어떻게 창업의 붐을 일으킬 것인가, 무엇이 기업가정신을 강화해 랩센트럴에 들어올 수 있게 할 것인가. 이것이 성패의 열쇠다"고 강조했다. 이앤에스헬스케어는 여성암 진단 전문 기업이다. 

맹필재 충남대 교수(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장)는 "바이오 창업은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이나 일반인이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연구 경험을 가진 교수, 연구소의 연구원, 박사들이 창업을 하는 특수한 분야가 바이오다. 그런 면에서 보면 연구소가 많고 학교가 많은 곳이 랩센트럴의 핵심 요건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또 기존의 바이오 벤처에서 전문인력이 스핀오프해서 만드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이런 벤처 생태계를 보더라도 연구단지와 벤처기업이 많은 대전이 가장 최적지다"고 의견을 밝혔다. 

랩센트럴이 지역에 어떤 형태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장 중심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 대표는 "지금 현장을 중심으로 '누가', '무엇을' 하느냐가 빠져 있다. 사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또 지역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차별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며 "현실에 안주해 외형적 틀만 갖춘 클러스터들이 많다. 대전의 경우, 인력을 어떻게 적시적소에 공급할 것인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수요도 고려사항으로 제시됐다. 송락경 KAIST 교수는 "수도권의 VC와 대덕의 연구자들이 어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지, 드러나지는 않지만 물 밑에서 실핏줄처럼 연결된 움직임을 유의미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는 센터장 역할 필요성을 꼽았다. 김 교수는 "보스턴에 랩센트럴이 처음 생겼을 때 센터장의 리더십과 비전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이 논의를 지켜보면서 앞으로 누가 센터장을 맡을지, 어떤 비전을 가지고 관계자들을 보듬을 수 있는 전략적 플랜을 구상할 지를 제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제안했다.
 
미국 LA에 출장 중인 안성환 지노믹트릭 대표도 회의에 참석했다. 지노믹트리는 바이오마커 기반 체외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이다. 안 대표는 "어느 지역이든, 국가적 차원에서 랩센트럴이 어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지역을 골라야 한다면, 그중에서 대전은 VC들이 자발적으로 투자하고, 또 스타트업들이 스스로 자라온 역사가 있다는 면에서 낫다. 금융권에서는 대전 바이오헬스케어협회를 중심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내려와 투자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시너지가 나는 스타트업끼리 협력하고, M&A를 하거나,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대전은 좋은 바이오 생태계의 자양분들을 가진 도시다"고 말했다. 
 

2월 23일 한국생명연구원 대회의장에서 '바이오 랩센트럴 필수조건'을 주제로 대덕열린포럼이 오후 4시 개최된다.  [사진=온라인 화상회의 창 캡쳐]
2월 23일 한국생명연구원 대회의장에서 '바이오 랩센트럴 필수조건'을 주제로 대덕열린포럼이 오후 4시 개최된다.  [사진=온라인 화상회의 창 캡쳐]
이번 줌 회의는 대덕넷이 주관하고, KIST, UNIST, DISTEP, 지자체, 대전 테크노파크, KAIST, 국회 등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의 비전과 지역적 특징, 앞으로의 방향 등을 논의했다. 

한편 오는 2월 23일 대덕열린포럼이 '바이오 랩센트럴 필수조건'을 주제로 한국생명연구원 대회의장에서 오후 4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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