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사고 중시...'괴짜 교수' '거위 아빠' 수식어
"대전을 창업 본거지로, KAIST 지역 구심점 노력"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은 오는 23일 취임할 예정이다. [사진=KAIST 제공]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은 오는 23일 취임할 예정이다. [사진=KAIST 제공]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은 18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전-세종-오송을 연계한 완전한 혁신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신임 총장은 "대전을 창업 본거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면서 "바이오와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등 학제 간 융합을 통한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는 18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에서 제271회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광형 바이오및뇌공학과 명예교수를 제17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이사회 위원 과반 이상 득표를 얻은 결과다. KAIST는 향후 교육부 장관 동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을 거쳐 최종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총장 임기는 4년(21.02.23~25.02.23)이다. 그는 취임 일성(一聲)으로 KAIST가 중심축인 지역 혁신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 총장은 1985년 전산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KAIST에 머무르며 누구보다 지역을 잘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신임 총장으로 비전 다섯 가지를 발표했는데, 지역에서 KAIST 창업과 기술사업화를 일궈내 글로벌로 진출시킨다는 핵심 목표를 내세웠다. 

이 신임 총장 오는 23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취임식 이후 외부 첫 일정으로 허태정 대전시장과 면담을 약속했다고 한다. 그만큼 지역과 연계를 중심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KAIST 제271회 임시이사회가 18일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에서 개최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KAIST 제271회 임시이사회가 18일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에서 개최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 '괴짜' '거위 아빠' '미소 아빠'···이광형 신임 총장은?

이 신임 총장은 3차원 사고를 중시하고 남과 다른 행동을 하면서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많다. '괴짜 교수' '거위 아빠'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1999년 방영된 TV 드라마 '카이스트' 괴짜 교수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는 연구실 TV를 거꾸로 매달아 놓을 정도로 남과 다른 사고를 중요시한다. 또 석사까지 산업공학을 전공하다가 당시 신흥 학문이던 전산학을 공부해 학위를 받았다. 남들에게 생소한 장르를 개척하는 도전자로 KAIST에도 바이오및뇌공학과,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등 다양한 학문을 태동시켰다. 

이 신임 총장은 '거위 아빠'로도 통한다. 그가 KAIST 대덕캠퍼스에 2001년 거위를 데려왔고, 그간 미래 예측에 관심을 두면서 한국이 가야 할 방향과 꿈을 지속 설파하면서 '거위의 꿈'을 꾸는 아빠라는 의미 때문이다. 그는 과거 "넓은 캠퍼스에 동적인 모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머리를 식힐 방법을 모색하다가 거위를 데려왔다"고 언급했다.

이 신임 총장은 KAIST 학생들에게 경쟁보단 '남과 다름'을 강조해왔다. 남과 다른 사고를 하려면 전공 공부뿐만 아니라 휴식과 인문·예술 감각이 필요하다고 봤다. 2019년 11월에는 KAIST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버스킹(거리 음악공연)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점심·저녁 시간에 버스킹하는 학생들을 따라다니면서 아빠 미소를 지어 학생들 사이에서 '미소 아빠'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신임 총장은 이날 "학생들에게 인문 융합과 예술적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학과 경계가 없는 융합 교육으로 글로벌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혁신 전략을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후츠파(담대함·저돌성·무례함) 정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개편하고 학생들의 인성과 융합 교육을 위해 전공 이외 책을 독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0년 내 전임직 교원을 100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구 혁신을 위한 실패연구소 설립, 박사후연구원(Post-Doc) 지원 확대 방안도 피력했다.

◆ 지역 연계 '골든 트라이앵글 프로젝트' 목표

이 신임 총장은 "연구실별로 최소 1개 창업을 권장하도록 목표하겠다"면서 "KAIST 창업 인프라 확충과 외부 창업 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한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KAIST가 지역 산·학·연 클러스터 구심점이 돼 대덕연구단지를 스타트업 기반 세계적 산업 혁신 연구단지로 재구성할 예정"이라면서 "KAIST-정부·지자체-금융을 잇는 골든 트라이앵글 프로젝트를 목표한다"고 했다.

또 KAIST를 중심으로 하는 대전-세종-오송을 잇는 혁신성장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했다. 특히 바이오 의료 산업을 위한 연구 역량 확대를 계획했다. 의공학자 양성은 물론 충남대학교병원, 건양대학교병원, 삼성병원 등 지역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네트워크 구축 계획도 밝혔다.

이 신임 총장은 KAIST 미래 50년을 이끌 다섯 가지 혁신 전략을 'QAIST'로 압축했다. QAIST는 ▲질문(Question)하는 글로벌 리더 양성 ▲연구 혁신(Advanced Research) ▲국제화 혁신(Internationalization) ▲창업·기술사업화 (Start-up) ▲신뢰(Trust) 가치 확립이다.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이 신임 총장이 지역을 잘 이해하고 있어 연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광형 신임 총장이 발표한 다섯 가지 혁신전략 'QAIST'.
이광형 신임 총장이 발표한 다섯 가지 혁신전략 'QAIST'. [사진=KAIST 제공]
이 신임 총장은 KAIST에서 '거위 아빠'로 통한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이 신임 총장은 KAIST에서 '거위 아빠'로 통한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이광형 신임 총장은 KAIST 캠퍼스에 2001년 거위를 데려왔고, 그간 미래 예측에 관심을 두면서 한국이 가야 할 방향과 꿈을 지속 설파하면서 '거위의 꿈'을 꾸는 아빠로 불렸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