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창업가⑪] 이희재 대표
스피플리나 해조류로 배양, '축산혁명' 도전
2022년 배양육 레스토랑 오픈 목표
"시중 판매 요거트도 실험실에서···배양육 식품으로 인정받길"

씨위드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소고기를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혁신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씨위드를 창업한 것은 DGIST의 20대의 청년들이다. [사진=씨위드 제공]
씨위드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소고기를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혁신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씨위드를 창업한 것은 DGIST의 20대의 청년들이다. [사진=씨위드 제공]
대학의 한 건물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소고기 냄새다. 냄새를 따라 이끌린 곳은 학식도 아닌 실험실. 문을 여니 연구원들이 둘러 앉아 무언가를 굽는다. 진짜 고기다. 실험실에서 구워진 이 고기는 연구를 통해 만든 배양육이다.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만든, 그것도 해조류를 기반으로 만든 소고기다. 

배양육 개발 스타트업 '씨위드'가 축산혁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양육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고가의 배양액과 지지체를 바다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해조류로 대신해 맛과 가격, 식감까지 잡는 배양육을 연구개발해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중심에는 DGIST 출신 연구원들이 있다. 20대 중반에 창업을 주도한 이희재 대표는 "우리는 철저하게 식용을 목표한다. 유전자조작은 없으면서 식물성으로 배양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내년 말에는 배양육을 전문으로 요리하는 레스토랑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알고보면 여전히 가축 희생을 필요로하는 배양육 "해조류로 해결할 것" 

씨위드는 DGIST 랩에서 함께 연구하던 5명의 연구원이 창업한 회사다. 해조류의 가치를 끌어올리자는 의미에서 '씨위드'라는 이름을 붙였다.[사진=씨위드 제공]
씨위드는 DGIST 랩에서 함께 연구하던 5명의 연구원이 창업한 회사다. 해조류의 가치를 끌어올리자는 의미에서 '씨위드'라는 이름을 붙였다.[사진=씨위드 제공]
씨위드는 DGIST 랩에서 함께 연구하던 5명의 연구원이 창업한 회사다. 해조류의 가치를 끌어올리자는 의미에서 '씨위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첫 시작은 저요오드 해조류 개발 사업에서 출발했다. 수업 중 교수가 한국인이 해조류를 많이먹어 요오드 역시 과다 섭취해 문제라는 이야기가 아이디어가 됐다. 요오드 과다섭취는 갑상선 질환 등을 발생시킬 확률을 높인다. 우리나라를 포함 아시아 국가들은 해조류를 꾸준히 먹어와 체내 저항성이 높지만 서양에서는 요오드 과다섭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우리나라에서 미역을 수출하면 요오드가 높아 전량 다시 돌아온다 해요. 해조류를 수확해 후처리를 통해 저요오드 해조류를 만들어 보자 생각했고 이를 기반으로 연구를 시작했죠."

씨위드는 후처리로 미역의 요오드 70%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과제로 시작했지만 사업이 되겠다 싶었다. 기술 개발을 통해 특허 2건을 출원 및 등록했다. 2018년 수산 창업 콘테스트에서 아이디어부분 대상을 수상하며 더 큰 가능성을 봤다. 창업에 긍정적이던 5명의 친구들과 모은 2000만원과 대회비용을 토대로 학생기업으로 학교 내에 공간을 마련했다. 씨위드의 첫 시작이다.

저요오드 해조류를 연구개발하면서 '배양육' 씨밋에도 도전했다. 2019년 첫 배양육 개발에 뛰어들었으니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잇 저스트는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식품 판매 허가를 받고 배양 닭고기로 만든 요리를 선보였고, 네덜란드의 mosa meat와 미국의 MEMPHIS는 햄버퍼 패티를, 이스라엘의 ALEPH FARMS는 콩단백을 활용한 얇은 스테이크를, 미국의 BLUE NAIU는 방어세포를 배양한 배양육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다나그린 등이 배양육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희재 대표는 시장 유통이 어려운 배양육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해조류를 이용한 배양액을 연구개발 중이다.[사진=김지영 기자]
이희재 대표는 시장 유통이 어려운 배양육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해조류를 이용한 배양액을 연구개발 중이다.[사진=김지영 기자]
늦은 도전, 하지만 이희재 대표는 "여전히 배양육은 생산의 한계가 많다. 특히 가격 경쟁력 확보가 안됐다. 우리는 해조류를 이용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도전하는 이유를 말했다.

배양육이 비싼 이유는 배양액 가격과도 연관이 있다. 배양육은 가축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이를 배양액이 담긴 생물반응기에 넣어 만든다. 세포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배양액으로는 주로 소 태아의 혈청에 화합물을 섞어 만드는데, 배양액 약 10L의 가격은 12만원이다. 10L의 배양액으로는 150g정도의 고기밖에 못만든다. 

이 대표는 "배양육의 단가는 배양액이 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소 태아 혈청을 써야하니 결국엔 소의 희생이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씨위드는 소 태아 혈청 대신 해조류의 일종인 '스피풀리나(Spirulina)'에 주목했다. 스피풀리나는 건강식이나 보조제로 많이 사용된다.  소와 조류의 근원이 다르기 때문에 성장인자 달라 100% 해조류를 기반으로 배양육을 만들 수 없지만 이 대표는 배양액의 70%가량을 해조류로 대채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그는 "많은 소를 희생하지 않아도돼 윤리적일뿐 아니라 바다에서 쉽게 얻을 수 있어 기존 배양액 대비 600분의1로 물처럼 싸져야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GMO에서도 자유롭다! 건강한 고기를 식탁에

배양육은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지지체 위에 고기를 배양하는 방법과, 지지체 없이 배양한 세포를 긁어 모아 패티와 같은 형태로 뭉치는 방법이다. 하지만 패티와 같은 형태는 실제 고기와 동일한 식감을 내기 어렵다. 무엇보다 세포를 모아 뭉치는 과정에서 유전자조작이 필요해 GMO(유전자변형 농수산물)음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이 대표 설명이다.

GMO에서 자유롭기 위해 씨위드는 세계 최초로 지지체(스케폴드)를 해조류 기반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지지체 위에 근육조직을 형성하기 때문에 유전자조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지체 위에서 배양한 고기는 실제 고기와 동일한 조직감을 갖는다. 

그는 "일반 실험실에 사용되는 다양한 지지체들이 있다. 세포가 빠르게 자라도록 돕지만 실험을 목적으로 하기때문에 화학약품 등을 써서 순도높게 만들어 식용으로는 부적합하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식용을 염두에 두고 미세조류를 기반으로 지지체를 만들었다. 미세조류는 태양열만 있으면 자라고 단백질 함량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오는 육류는 좁은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라거나 빠른 성장을 위해 성장촉진제를,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 항생제를 맞는다. 최근 항생제 남용이 문제로 거론되면서 소고기 항생제를 제안하자는 움직임이 일고있지만 여전히 도축되는 육류는 100% 항생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는 "항생제 오염된 육류를 섭취는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항생제 없이 육류를 배양할 수 있어 항생제 오남용과 바이러스 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먹는 요거트도 자연발표가 아닌 실험실에서 균을 배양해 만든다. 배양육도 요거트처럼 식품으로 받아들이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양육과 저요오드 해조류 등을 연구하는 만큼 이희재 대표는 바다와 가까운 삶을 살고있다. 해조류의 A~Z까지 알아야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부산 기장의 고등학교 출신으로 동문을 수소문해 해조류 공급업체와 손을 잡은 씨위드는 미역 생산현장에 가서 수확시기나 미역 특성 등을 직접 보고 실험실로 가져와 말리고 분류하는 작업도 직접한다. 덕분에 실험실에 미역이 널려있는 진귀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고. 그는 "실제 배양육 지지체 개발에 미역종류에 따른 특성이해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배양육을 가장 맛있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자주 고기를 굽는다는 이 대표는 저렴한 배양액 상용화를 통해 배양육 시장을 여는 단초를 마련하고 싶다. 

그는 " 2022년 말 자체 레스토랑을 열어 여러형태의 배양육을 선보이고자 한다"며 "특히 우리 기술은 열에너지와 태양열에서도 잘 자라는 미세조류 사용으로 우주에서도 신선한 고기를 먹도록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씨위드는 202년 자체 기술로 만든 배양육 전문 레스토랑을 열 계획이다. 지구를 넘어 우주에서도 신선한 한우를 먹을 수 있는 날을 꿈꾼다.[사진=김지영 기자] 
씨위드는 202년 자체 기술로 만든 배양육 전문 레스토랑을 열 계획이다. 지구를 넘어 우주에서도 신선한 한우를 먹을 수 있는 날을 꿈꾼다.[사진=김지영 기자] 
◆씨위드

씨위드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식용 소고기 유통으로 축산혁명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다. 20대 DGIST 출신 연구원들이 창업했다. 학교 과제를 하다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어린 소태아의 혈청이 필요한 기존의 배양액이 아닌 바다의 풍부한 자원인 해조류로 배양액을 만들어 윤리적이면서 저렴한 배양육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사업 초창기 금준호 씨가 CEO를, 이희재 씨가 CTO를 맡았지만 금준호 씨가 군 복무로 자리를 비우면서 이희재 CTO가 CEO직을 맡고 있다.

▲설립: 2019년 3월 
▲투자: 2019년 6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시드 투자
               2020년 4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시드 투자
               2020년 4월  인라이트벤처스 시드 투자
▲특징: DGIST 출신 창업
▲위치: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읍 테크노중앙대로 333/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156, 광교비즈니스센터 1501호
▲문의: 053-615-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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