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창업가⑦]박찬선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저분자 면역항암제 및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 도전
유년시절 신약개발 꿈 향해 평생 달려 "치료에 혁신 더해 꿈 이룰 것"

박찬선 대표는 저분자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 기업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를 창업했다. 유년시절부터 꿈이던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지금, 제일 가슴뛰는 CEO중 한명이다. [사진=김지영 기자]
박찬선 대표는 저분자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 기업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를 창업했다. 유년시절부터 꿈이던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지금, 제일 가슴뛰는 CEO중 한명이다. [사진=김지영 기자]
"신약 개발이 참 마약 같아요. 될 확률은 높지 않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거든요. 농담으로 우리 같은 사람을 약쟁이라고 말하는 이유죠. (웃음) 제대로 된 글로벌 항암제 개발 전문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치료에 혁신을 더하는 기술로 꿈을 이루겠습니다."

어릴 적 바라왔던 암 치료 신약 개발 꿈과 마주한 사람이 있다. 저분자 면역항암제 및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 기업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이하 티씨노)의 박찬선 대표다. 혁신 항암제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지난 3년간 출연연 등과 함께 연구개발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9월 창업했다. 저분자 혁신 항암제와 플랫폼 기술개발 노하우를 통해 국제 경쟁력이 있는 항암 표적을 선정하고 후보 약물개발과 신약 탐색 연구를 진행 중이다. 창업 초기부터 벤처캐피털 등으로 투자를 받으며 기술도 인정받았다.

지난 1월 중순 광교에 있는 티씨노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얼굴이 공개되지 않은데다 이름 때문인지 업계에서 여성이라는 추측이 많던 인물. 하지만 업계의 예상과 달리 그는 털털하고 화통한 성격의 유쾌한 남성 CEO였다. 

◆ 어머니의 눈물 이후로 꿈꿔온 신약 개발의 꿈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사무실 내부. [사진=김지영 기자]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사무실 내부. [사진=김지영 기자]
보금자리를 마련한지 얼마 안 된 티씨노 사무실은 새 연구 장비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입구에서 통유리 넘어 보이는 실험공간은 이미 꽉 차 장비를 들일 틈이 없어 보였다. ‘저 장비를 어디다?’ 의문을 가질 즈음 안쪽으로 이어지는 통로로 100평의 연구실이 펼쳐졌다. 사무실의 절반 크기다.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박 대표의 의지가 녹아 있는 공간이다.

최근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일을 맡기면서 직접 R&D를 하지 않는 바이오벤처가 늘고 있다. 손이 부족해 CRO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적인 부분까지 전부 맡겨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벤처가 투자를 받아 CRO에 줄 수밖에 없는 기형은 드문 현상이 아니다.

박 대표는 "CRO에 의뢰하는 기관들이 많아지면서 질 좋은 결과를 빠르게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 생각했다. 신약발견에 있어 기본적인 연구는 스스로 하자 생각했고 경영진과 투자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상당 부분을 연구실로 꾸밀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적은 인원이지만 4년 후 30명의 연구원이 이곳에서 연구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에도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 박 대표는 암 관련 신약 개발을 목표로 달려왔다. 유년 시절 할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후 슬프게 우시는 어머님의 모습이 계기다. 그때부터 초중고대학까지 그가 선택했던 진로에는 신약 개발이 있었다. 

화학과에 진학 후 박사과정을 거쳐 유한양행에 입사해 원하던데로 신약 개발 관련 일을 15년간 맡았다. 저분자 항암제 사이언티픽 리더로 활동했고 외부 기술을 검토하거나 내부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신규과제 도출 및 연구과제를 함께하며 비지니스마인드를 쌓았다. 유한양행의 폐암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기술도입에 역할을 했고 이후 CJ헬스케어에 스카우트돼 헬스케어 관련 일을 했다. 하지만 그는 "원하던 삶과는 조금 달랐다"고 회상했다. 

"임원급이 되면 정말 원하는 신약 개발을 할 수 있다 꿈꿨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혁신적인 움직임을 하기에 대기업은 한계가 있었거든요. 가장 좋은게 창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출연연에서 함께 연구개발한 성과로 창업을 할 좋은 기회를 알게 됐고 그렇게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박찬선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김성준 부사장. [사진=김지영 기자]
박찬선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김성준 부사장. [사진=김지영 기자]
신약 개발이라는 높은 허들을 넘기 위해 그는 기술력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KIST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원 생활을 하며 3년간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티씨노의 현 최고기술경영자(CTO)이자 부사장인 김성준 박사를 만나 시너지를 더했다. 김 부사장은 50세를 넘긴 나이에도 연구실에서 실험을 즐기는 연구자다. 미국 노바티스 출신으로 Ba/F3와 같은 약물평가시스템 및 표적/면역항암제 등 신약 개발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다. 

◆ 30년 지나도 해결 못 해 삶 포기했던 환자들, 혁신 기술로 희망을!

티씨노는 최근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스팅(STING) 선천면역항암제와 K-RAS 표적항암제를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 중이다. 2개의 선천면역계 활성화 기반 저분자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선도물질을 확보해 최적화 단계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선천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전달경로 중 하나인 스팅 경로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선천면역 항암제 개발이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관련 파이프라인 인수·합병 사례도 나올 정도다. 

이에 티씨노는 선천면역 항암제 (ENPP1 저해제)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티씨노의 ENPP1은 경구투여가 가능하면서도 기존 스팅 경로를 타겟으로 하는 스팅 효현제의 단점(종양 내 투여만 가능한 점과 과다한 활성화로 T세포 기능 저하)도 극복할 수 있다. 또 하나는 K-RAS 표적항암제 파이프라인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25%의 암 환자에서 발견되는 RAS변이 중 KRAS변이에 의한 암 유발이 가장 높다. KRAS 변이성 암은 기존 항암제를 투여해도 효능이 미비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같은 문제를 안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약이 없어 삶을 포기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티씨노는 KRAS 변이 암종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ULK1 저해제를 두 번째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삼고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약물은 KRAS G12C 변이에만 작용하지만, 티씨노는 G12C 변이 외 다른 KRAS 변이 암종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효물질을 확보했다. MEK 저해제와 병용투여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그는 "RAS를 잡을 수 있는 약물의 등장으로 기대감이 많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85%를 잡지 못한 채 남아있다"며 ULK1 저해제를 파이프라인으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티씨노는 최근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스팅(STING) 선천면역항암제와 K-RAS 표적항암제를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 중이다. 2개의 선천면역계 활성화 기반 저분자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선도물질을 확보해 최적화 단계에 있다. [이미지=티씨노 제공]
티씨노는 최근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스팅(STING) 선천면역항암제와 K-RAS 표적항암제를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 중이다. 2개의 선천면역계 활성화 기반 저분자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선도물질을 확보해 최적화 단계에 있다. [이미지=티씨노 제공]
이 외에도 티씨노는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플랫폼 기술을 3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선천면역항암제 개발에 필수적인 'LIN' 평가계와 인체와 가장 유사한 시스템에서 면역항암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TMED' 평가계, Kinase 평가 플랫폼인 'Ba/F3 library profiling' 플랫폼 기술이다. 3가지 주요 플랫폼 확보로 약물의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티씨노는 치료(Therapy)의 약자인 TX와 혁신(Innovation)을 뜻하는 INNO가 합쳐져 '혁신적인 치료'라는 의미를 담았다. 

박 대표는 "바이오벤처로 시작해 글로벌 신약 항암제 개발을 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 회사 이름처럼 치료에 혁신을 더해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만 할 줄 알았지 실무를 몰라 정말 힘들었다. 법원과 세무서를 직접 뛰며 A부터 Z까지 창업 준비를 도맡으면서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좋은 자산이 됐다.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이 있다면 좋은 멘토가 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티씨노는?

▲공동창업자
박찬선 대표이사, 김성준 CTO(부사장)

▲투자유치
Seed (2020년 9월): 슈미트(2억원), 엔젤투자(1.5억원), 총 3.5억원
PreA (2020년 12월): 한국투자파트너스(15억원), 슈미트(2억원), DSC인베스트먼트(5억원), 총 22억원
TIPS R&D 과제 선정 (2020년 9월): 슈미트 총 5억원
 
박 대표는 "바이오벤처로 시작해 글로벌 신약 항암제 개발을 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회사 이름처럼 치료에 혁신을 더해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박 대표는 "바이오벤처로 시작해 글로벌 신약 항암제 개발을 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회사 이름처럼 치료에 혁신을 더해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티씨노는 치료(Therapy)의 약자인 TX와 혁신(Innovation)을 뜻하는 INNO가 합쳐져 '혁신적인 치료'라는 의미를 담았다. [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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